이 옹은 함경남도 북청군에서 농사를 짓던 중 1·4후퇴때 다섯살 위 형과 함께 원산항에서 배를 타고 내려오면서 부인, 딸, 아들과 헤어지게 됐다.
이 옹은 당시 마을 유지여서 집 천장 등에서 숨어지내다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월남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금방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며 “딸을 만나면 미안했다는 말을 가장 먼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명절 때 북에 두고온 가족 생각이 가장 많이 났다”며 “월남한 뒤에는 혼자서 가족 생각에 술도 많이 먹었다”며 월남 이후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이 옹은 10여년 전 이산가족 상봉이 처음 이뤄졌을 때 대한적십자사에 상봉 신청을 했지만 매번 대상에서 빠져 TV에서 이산가족 상봉 장면만 나오면 두고온 가족 생각에 눈시울을 적셨다고 했다.
이 옹은 월남한 뒤 고인이 된 현재의 부인과 결혼해 6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다음달 3일부터 5일간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평생 그리던 두 자녀와 함께 월남한 형의 딸인 조카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