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3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공금횡령에 편법 채용까지… 멍들어가는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급회 내부비리 적발 ‘충격’

최근 국내 유일한 법정 모금 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가 수년간 부정 비리가 횡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사회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일반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놓은 성금이 공동모금회 직원들의 주머니에 들어가거나 대책 없이 분실되고 유용되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 신뢰를 먹고 사는 공동모금회의 심각한 내부 비리가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모금회에 비리와 대책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비리로 얼룩진 사랑의 열매

민간 주도의 공동모금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난 1998년 설립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성금 분실과 공금유용, 장부조작, 친인척 거래 등 내부의 갖가지 비리와 부정행위로 국민성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회는 매년 겨울 모금 현황을 알리는 ‘사랑의 온도탑’을 지난 2006년 제작한 뒤 해마다 다시 재사용하고 있었지만, 2007부터 2009년까지 매년 1천만 원 안팎의 제작비를 들인 것처럼 장부를 조작해 공금 횡령 및 유용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회 A 팀장은 지난 2007년 11월 인천시청 공무원으로부터 성금으로 10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 30매를 받았다. 하지만 기부자가 두 달 뒤 확인서를 발급받기 위해 다시 찾자 A 팀장은 “사용처가 기억이 안 난다. 잃어버린 것 같다”고 답했다. 그 뒤 A 팀장은 몰래 1만 원권 백화점 상품권 30매를 구매해 인수증을 변조한 뒤 성금을 배분한 것처럼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보고받은 인천지회 B간부는 이 사실을 은폐 위해 장부까지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B간부는 분실·도난 신고나 인사위원회 개최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려다 내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결국 A 팀장은 해고되고 B간부는 감봉 6개월 징계를 받았다.

또한 경기지회 한 간부는 지난해부터 서류와 영수증 등을 꾸며 유흥주점, 음식점 등에서 법인카드로 3천300만 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명백하게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가 적용되지만 모금회측은 횡령액만 환수했을 뿐 형사고발 등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지회는 또 2006년부터 올 4월까지 9천만 원 상당의 실내건축공사를 하면서 실무책임자의 친척이 운영하는 부실업체와 계약했고, 한 번도 얼굴을 비추지 않은 연예인 홍보대사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등 부실관리로 경고를 받기도 했다.

◇ 채용 비리까지

또한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온갖 편법과 불법이 동원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구지회 업무를 총괄하는 간부 C씨는 지난 2008년 3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직원 4명을 특별 채용할 때 외부 인사가 부탁한 인물을 특별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금회 규정상 퇴직으로 발생한 결원을 보충하려면 내부 승진을 시키거나 공개모집을 해야 하지만 C씨는 인사 관리 규정을 위반하고 청탁받은 사람을 채용한 것.

C씨는 또 계약직 직원을 뽑으면서 복지기관에 근무한 경험도 없는 인물을 채용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C씨는 특채된 계약직 직원 3명을 사회복지기관과 관련 없는 무역팀이나 영업부, 쇼핑몰, 게임기획, 웹서버 관리 등에 배치했다. 내부적으로 인사관리규정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지만 무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금회는 이 같은 사실이 지난해 감사에서 적발됐으며, C씨는 규정위반으로 감봉 6개월 징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특채된 직원들은 여전히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모금회측은 “규정상 특채된 직원을 해고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보건복지부는 비리를 저지른 모금회 직원들에 대해 고발 또는 내부징계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금회는 지난 2007년 복지부 감사에서 23차례 주의, 경고 등 조치를 받았고 지난 2009년 감사원 감사에서는 13차례 지적을 받았다.

◇ 실질적인 대안책은?

이처럼 국민 성금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공동모금회지만 경비를 부당집행하거나 구매관리가 부실해 성금이 줄줄 새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성금 사용 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하는 식의 철저한 감시 체계가 작동해야 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있다.

한 기부재단 관계자는 “모금단체는 투명성이 생명”이라며 “운영비 사용내용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의무화 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애주 의원은 “국민 정성으로 조성한 재원을 관리하는 단체가 이토록 방만하고 부실하게 운영된 것은 오랜 기간 사회모금 시스템의 독점적 지위를 누린 탓에 나타나는 폐해이자 독단적 운영의 결과라 볼 수 있다”며 “복수의 전문모금 기관을 만들어 국민에게 기부처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금회 관계자는 “비위는 자체적으로 적발했고, 감사원에서 지적한 부분은 이미 시정했다”며 “썩은 부위를 도려낼 수 있도록 쇄신안을 마련하고 자정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