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니를 뽑거나 정신 질환자로 위장해 병역을 면제받은 연예인, 총리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부동시’ 병역면제 등 연예인으로부터 정치인까지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병역 기피 의혹들로 세상이 떠들썩 하다.
국방의 의무는 우리나라 국민의 3대 의무의 하나로,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곳이 군대다. 그러나 젊은 시절 황금기에 군대에 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젊은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젊은 시절은 너나없이 누구에게나 중요한 시기이기에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람들에게 너그러울 수 없고, 대상이 지도층 인사라면 더욱 지탄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대로 군대를 가고 싶어도 못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징병신체검사에서 군대생활에 적응할 수 없다고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다.
징병신체검사의 규칙은 입대를 원하든 원치 않든 양자에게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따라서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기준과 징병신체검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한 예를 들어보자. 얼마 전 21세 된 남자가 허리 통증으로 내 진료실을 찾아 왔다. 이 환자는 운동 도중 허리를 다친 후 심한 요통이 지속됐다고 한다. 방사선(w-ray)검사 상으로는 이상이 없고 MRI 상에서 흑색 디스크 소견만을 보였을 뿐 디스크 탈출은 명확하지 않았다.
이런 증상을 ‘디스크 내장증’이라고 한다. 디스크 내장증은 현행 징병신체검사 규칙에는 병역면제의 사유는 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아주 심각한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면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웬만한 디스크 탈출증보다 생활이 훨씬 힘들고 더군다나 병역에는 적응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질병에 따른 정확한 판단 기준이 없거나 애매한 경우까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부분에 대한 검토는 병무청이 앞으로 국민과 함께 나아가기 위한 기본 전제조건이라고 판단된다.
이는 이해 당사자간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대국민 홍보활동을 통한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입법이전, 사전에 개정방향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지하고 이의신청 기간동안 국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반영, 피드백하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징병신체검사 규칙은 이해당사자간의 합의와 국민의 폭넓은 지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는 관계 의학협회, 병무청 전담의사, 군의관, 병무청 신체검사 담당직원, 징병검사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공청회를 통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규칙 개정 이전에 병무청 홈페이지에 사전에 개정 방향을 예고하고 폭넓은 의견수렴을 받고 이를 반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면제자의 경우 발급 진단서와 상이한 판정이 나오는 경우에는 발급한 담당의사가 신체등위 판정하는 기관에 출석 또는 서면을 통한 의견을 제시해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가 의무자의 불만을 이해시키는 것도 현재의 규칙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병무청은 최근 깨끗하며 투명한 병무행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병역명문가를 선정하고 여러 가지 실질적인 혜택과 우대방안을 마련하고 있고, 다양한 컨덴츠 개발로 병역이행자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있다.
요즈음에는 징병검사 당시 질병이나 학력미달 등으로 보충역 또는 면제 판정을 받았지만 질병을 치료하거나 저학력자가 검정고시를 통해 자원 입대하는 경우가 매년 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국방의 의무에 대해 올바른 생각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늘어나 군 복무를 마쳐야 자랑스럽고 떳떳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이들이 존중 받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돼 간다면 매년 되풀이되는 병역기피 관련 뉴스는 곧 사라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