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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가족 지켜준 일터 떠나며...

수원시 장안구청 정자 3동 담당 환경미화원 공병모씨 정년퇴임 앞둬

 

“16년간 우리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소중한 일터인 이 곳을 떠나려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9일 오전 수원 장안구 정자3동의 사거리. 매서운 찬바람으로 체감온도가 영하를 기록한 취위속에서도 길 양쪽에 늘어선 은행나무 사이에서 수원시 정안구청 소속 정자 3동 담당 환경미화원 공병모(61)씨가 쉴새 없이 떨어지는 낙엽을 쓸어 담고 있었다.

오는 12월 정년을 앞두고 있는 공씨. 그는 16년 동안 해온 환경미화원 일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었다.

마땅한 기술도 없었던 공씨에게 그동안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기 때문이다.

공씨는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자 서울로 올라와 공장에서 일을 했지만 하루 종일 일하고도 돌아오는 몫이 적어,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했다.

그래서 아들과 딸의 얼굴을 떠올리며 자존심을 접고 환경미화원에 지원했다. 당장 먹고 살기 바빠 남들 눈치는 중요하지 않았다.

공씨는 “그래도 지금까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근무하고 은퇴하게 돼 다행”이라며 너털 웃음은 짓고는 바쁘게 낙엽을 쓸어담았다.

하루종일 거리에서 청소를 하다 보니 새카맣게 탄 얼굴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고 있었다.

이날 공씨는 150ℓ들이 포대 5개 분량을 치웠다.

20년간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한 정자3동 담당 조윤목(60)청소반장 역시 내년 여름 은퇴를 앞두고 있어 마지막 가을 낙엽청소가 더욱 애틋하다.

조 반장는 “늦가을만 되면 날마다 도로변에 수북이 쌓인 낙엽 때문에 청소작업이 만만치 않아 무척이나 힘들어 이 맘때면 어깨 등에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 환경미화원들이 없지만 누가 치워도 치워야 된다는 생각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막상 한창 일할때는 3D업종이라서 힘들고 짜증이 났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조반장은 낙엽쓸때 비법을 알려준다며 “낙엽은 쓸고쓸어도 또 떨어져 끝이 안 보인다. 그래서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는게 요령”이라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한편 장안구청 소속 정자 3동 담당인 이들은 5명이 1팀이 돼 이날 새벽 6시30분쯤부터 오후 5시30까지 근무, 정자3동 동사무소를 시작으로 성균관대 사거리 경계까지 20km구간를 청소, 2톤의 낙엽을 수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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