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915m 높이의 지리산.등산객들은 무거운 배낭을 메고 천왕봉을 향해 오르다 장터목 산장에 들러 잠시 숨을 고른다.
이곳에는 작은 우체통 하나가 있다. ‘하늘 아래 첫 우체통’이란 멋진 이름까지 갖고 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누군가를 향한 편지를 띄운다.
편지를 거둬들여 가는 사람은 지리산 둘레길 우체부 한재경 씨. KBS 1TV ‘수요기획’은 24일 밤 12시 감성 다큐멘터리 ‘지리산 우체부가 보낸 편지’를 방송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산간 오지를 걷고 물을 건너며 묵묵히 편지를 전하는 우체부 한재경 씨를 통해 디지털 시대 사라져가는 인간적 삶의 소중함을 되새긴다.
지리산 둘레길 안내소가 위치한 인월면은 아침부터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로 분주하다.
이곳의 우체부 한 씨는 오늘도 둘레길을 달린다.
장터목 산장이 있는 마천면과 휴천면이 그의 담당이다. 그는 언제나 제일 먼저 출근해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업무시간 전인데도 벌써 손님 한 명이 우체국의 문을 두드린다.
아침 일찍 농사일을 나가는 시골 사람들 덕분에 시골 우체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요즘은 편지가 많이 사라져 빈 우체통의 먼지만 털어내는 일이 다반사다.
한 씨는 빈 우체통을 볼 때마다 따뜻한 정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산악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우편 배달일은 힘들지만 그에게는 천직이고 희망이다.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보인다.
처음으로 손자가 쓴 편지를 받은 할머니는 어린 손자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글썽인다.
멀리 창원에 사는 막내딸에게 직접 캔 산나물과 양봉해 얻은 꿀을 보낸다며 편지를 대신 써달라는 노부부의 부탁에 한 씨가 직접 펜을 들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