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투수 놀음이라면 배구는 세터의 손끝에서 희비가 갈린다. 프로배구 감독들도 승리의 필수 요건에 대해 하나같이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이를 처리하는 세터의 플레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판도가 재편되면서 새로운 지형도가 펼쳐진 올해 프로배구에서는 세터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는다. 기존 세터의 기량이 급성장하거나 이적한 세터가 많아 각 팀의 전력 변화가 심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이는 5연승 돌풍을 일으킨 대한항공의 ‘꽃미남’ 세터 한선수(25)다.
해마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을 정도로 인기는 높지만 실력은 저평가됐던 한선수가 올해는 소속 팀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끌면서 기량을 입증하고 있다.
한선수는 세트당 12.50개의 토스를 정확하게 올려 리그 단독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10.75개 2위 유광우(25·삼성화재)와는 꽤 차이가 난다.
빠른 토스가 장기인 한선수는 상황에 따른 경기 운영 능력까지 갖추면서 공격수의 입맛에 맞는 공을 올리고 있다. 파워는 넘치지만 팔 스윙이 느린 외국인 선수 에반 페이텍(26)에게는 높고 빠른 토스를 하고, 토종 공격수 김학민(27) 등에게는 낮고 빠르게 공을 배급해 장점을 살렸다.
덕분에 대한항공 공격수는 개인 성적 각 부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에반은 득점 3위(102점), 김학민은 공격 성공률(59.43%) 1위, 신영수는 퀵오픈(88.24%)에서 1위에 올랐다.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세터로 이름을 날린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한선수가 국가대표팀에서 활약하면서 창의력이 풍부해지는 등 한 단계 성숙했다”라며 “지난 해만 하더라고 주지 않아야 할 공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올해는 경기에 이길 수 있는 공 배급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칭찬했다.
여자부 세터도 지난 시즌이 끝나고 변동이 많았다.
김사니(29)가 대전 인삼공사에서 인천 흥국생명으로 옮겼고, 한수지(21)는 수원 현대건설에서 인삼공사로 이적했다. 와중에 현대건설의 염혜선(19)이 주전 세터로 올라서는 등 세 팀의 세터가 동시에 바뀌었다.
세트당 9.93개의 토스를 성공한 간판 세터 김사니는 이 부문 1위를 달리며 이름값을 하고 있지만 소속 팀의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해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황연주(현대건설)가 빠진 흥국생명은 경기마다 뒷심에서 달리며 4전 전패를 당하고 있다.
반면 성남 도로공사의 무명 세터 이재은(23)은 연일 깜짝 활약을 펼치며 소속 팀의 3연승을 이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