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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 기부’ 이야기 ② 한상묵씨

‘검은 빛’서 發하는 ‘나눔 빛’
25년 ‘먹 제조’ 전통기술 공유 박물관 등 연계 프로그램 참여
안성 장애인 시설서 교육 실천

 

검디검은 먹과 25년이라는 긴 세월을 함께 해온 한상묵(53·사진) 씨. 그는 ‘먹 제조’ 능력을 전수하는 장인이다.

그래서 호(號)도 ‘검은 빛에 뜻을 둔 사람’이라는 뜻의 ‘지현제(志玄齊)’다.

지난 21일 안성의 맑음터 미리내 공동체 ‘전수교육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이곳은 생활 자급이 시급한 정신지체 및 중복장애인의 영구보호시설.

 


“소나무를 태운 송연은 동의보감에 나오는 약재로, 복용도 가능합니다. 송연은 몸에 흡수되지 않고, 몸 속에 있는 세균과 함께 모두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이 때문에 하루에 4g 정도를 먹게 되면 이질, 설사, 복통에 즉효약으로 작용하죠.”

그의 전수교육은 반반세기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답게 아주 당당하고 귀에 쏙 들어왔다.

그는 한일합작회사인 먹물공장 ‘무근당’에서 제대로 된 ‘작품 먹’기술을 배웠다.

전통방식인데 국내 이 방법으로 먹을 제조하는 장인은 손을 꼽을 정도다.

사실 이 극비의 먹 제조 기술은 각서까지 쓸 정도로 그간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06년 과감히 ‘공유’키로 결심했다.

당시 ‘먹 제조’ 능력이 문화체육부 문화의집 선정 우수 교육 프로그램으로부터 선정되면서부터다.

그는 제조업 부분 경기으뜸이로 선정돼 경기도지사상을 받았다.

이후 박물관, 미술관과 연계한 먹 만들기 프로그램 능력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장애인 시설이 그의 대표적 전수현장이다.

먹을 직접 만지면서 제조하는 과정이 장애인들의 소근육 발달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

그는 먹 제조뿐 아니라 탁보, 염색, 체색, 서예 등 먹과 관련된 모든 교육을 가르친다.

이를 통해 탄생된 교육생들의 작품 전시회까지 열어 준다. 이 과정은 최소 6개월 정도가 걸리는데 그는 교육 기간과 상관없이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그는 “2006년 안동에서 정신지체자들을 상대로 교육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중 한 친구가 처음엔 말도 안듣고 말썽만 피우더니 교육 프로그램이 끝나갈 무렵엔 정이 들었는 지 눈물을 보이더라”며 “이러한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때가 가장 보람차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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