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괜히 화가 나요’, ‘잠이 안와요’, ‘창문을 다 열어 놔도 더워요’, ‘낮술 먹었냐고 사람들이 물어볼 정도로 얼굴이 빨개요’, ‘불안하고 우울해요’, ‘여행가다 보면 휴게소마다 화장실 가기 바빠요’, ‘이유 없이 온몸이 아파요’, ‘피부도 많이 거칠어졌어요’
무슨 증세일까요. 위에 언급한 내용들은 대부분이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분들이 외래를 방문해 많이 호소하는 내용이며, 아주 약하게 나타나는 것부터 입원을 권유할 정도로 심한 증세를 가지고 내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폐경은 난소의 난포 기능 소실로 인한 월경의 영구적인 중지를 의미하며, 생리적 원인 없이 자연발생적으로 1년간 무월경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에 폐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폐경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 폐경증세가 나타나기 전인 이미 약 40세 전후로 해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월경불순과 기타 월경에 변화가 오면서 서서히 폐경에 이르게 됩니다. 폐경 연령은 유전적으로 결정되는데 인종, 사회적 요인, 초경연령, 과거 배란 횟수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흡연여성과 자궁을 절제한 경우에는 폐경이 앞당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폐경 평균 연령은 49~50세 정도입니다.
폐경에 대한 진단은 임상적 증세가 중요하며, 자궁절제술을 받으면서 난소는 보존된 환자의 경우에는 무월경으로 폐경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폐경기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과 혈액으로 하는 호르몬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한 환자가 남편과 함께 매우 힘든 표정을 지으며 내원했습니다. 호소하는 내용이 “잠이 오지 않고, 성격도 매우 신경질적으로 바뀌고, 더워서 잠을 잘 수가 없고, 이유 없이 관절부위가 아파서 관련된 타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증세가 좋아지지 않아 이렇게 왔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본인은 말할 힘도 없고 남편이 말씀한 내용입니다. 이 분은 폐경기에 접어든 환자였습니다.
폐경 증세 중에 가장 흔한 증세는 안면홍조인데 대개 1~2년 정도 증세가 지속되며, 길게는 5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 증세로는 야간발한,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 기분의 변화, 불안감, 과민함, 우울증, 기억력 감소, 생식기 위축, 성교통, 성욕감소, 골다공증, 관절통, 탈모 등 다양한 증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세로 정말 힘들어하는 분들 중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일어나는 증세라고 그냥 넘어가는 분이 있는가 하면, 온 가족이 관심을 가지고 같이 병원에 오셔서 치료에 동참하는 좋은 예도 있습니다. 생리가 적어도 3개월 이상 나오지 않을 경우는 내원해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폐경증세도 있고 폐경이 확진이 되면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데, 모든 분들이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검사를 통해 적합한 분들을 선별해서 치료하게 됩니다. 호르몬 요법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이 있음에도 아직까지 폐경 증상의 치료로 호르몬 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돼 있습니다.
폐경 증상 중 안면 홍조나 야간 발한, 생식기 위축증은 에스트로젠이 가장 좋은 치료 약제로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에스트로젠은 불안, 우울,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도 개선시키고 교원질을 합성시켜 피부를 두껍게 해 인대의 교원질 증가로 요통, 관절통의 빈도도 감소시킵니다. 또 호르몬 요법은 에스트로젠 장기적인 결핍의 후유증인 골다공증에 대한 예방 및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위에 소개드린 환자도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해 지금은 힘들어 하는 모든 증세가 없어지고 새로운 삶은 사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며, 폐경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에게 훌륭한 조언자가 되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로 들어간 현시점에서 여성 전체수명의 3분의 1이 넘는 30여 년 동안을 폐경 후 보내게 되므로, 폐경여성에서 흔한 심혈관계 질환 및 만성질환들을 예방함으로 건강한 생활을 누리고, 생명에 치명적이지는 않으나 노화와 관련된 질환인 노인성치매, 관절염, 골다공증, 요실금에도 관심을 기울여 건강한 노년을 위한 준비단계로서 폐경 여성의 건강관리는 더욱 중요하리라 생각하고, 매년 정기적인 검사와 비전문가에게 귀를 기울이지 말고, 주치의를 정해 꾸준한 건강관리를 통해 노년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