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인 김영환(안산상록을) 지식경제위원장에게 오는 12~14일 아랍에미리트(UAE) 공식 방문에 동행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이 박지원 원내대표와 상의한 뒤 거절한다는 입장을 최종 통보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최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김 위원장과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UAE 원자력 발전소 기공식에 관련 국회 상임위원장인 김 위원장이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현재 민주당 UAE 원전수주 이면계약 의혹 진상조사단의 단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정황상 현재까지 원전수주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본계약 미체결 의혹’을 제기한 바 있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제안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새해 예산안 강행처리와 영수회담 무산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으며, 동행여부를 심사숙고하던 김 위원장은 박 원내대표와 상의한 뒤 거절한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국가적인 사안인 만큼 같이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당내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모양새가 자연스럽지 않아 부득이 거절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으로부터 “나를 믿고 통과시켜달라”는 전화를 받은 바 있으며, 그는 당시 보고서 채택은 거부하면서도 “국회를 중시하는 대통령의 이런 태도와 인식은 굉장히 소중한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