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연구원 차선신 박사와 서울대 노정혜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세균의 아연 농도를 조절하는 ‘저(Zur·Zinc uptake regulator)) 단백질’의 새로운 작동 원리를 규명해 냈다고 9일 밝혔다.
저(Zur)는 아연을 인지하는 유전자 발현조절 단백질로써 아연의 많고 적음을 감지해 세균의 아연 농도를 조절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세균의 생존에는 철·아연·구리·니켈 등과 같은 금속이 필수적이다. 세균은 이들 금속의 농도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저(Zur) 단백질 역시 아연의 농도 변화를 감지, 아주 미세한 범위 내에서 그 항상성을 유지시켜 세균을 생존하게 한다. 연구팀은 저(Zur)의 고해상도 3차 구조로부터 저(Zur)가 각각 C, M, D로 명명된 3개의 아연 결합 부위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중 그동안 M-부위의 전사 활성 조절 능력은 기존의 선행 연구를 통해 알려져 왔으나, D-부위에 의한 조절 능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또한 연구팀은 저(Zur)가 두 개의 아연 결합 부위를 이용해 아연 농도 변화에 순차적으로 반응함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하나의 전사 조절인자가 민감도가 다른 스트레스 센서 두 개를 보유함으로써 스트레스 강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차선신 박사는 “Zur와 유사한 3차 구조를 가지는 다른 여러 종류의 중금속 인지 전사인자들에 대한 통합적 연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병원성 세균들의 금속이용을 제한하는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차 박사와 노 교수팀은 지난2009년에도 세포내 니켈 이온 농도 조절 전사인자인 Nur(Nickel uptake regulator) 단백질의 중금속 감지 및 DNA 인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 생명과학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핵산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