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전통적 여권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분당에서 생환함에 따라 당내 비주류가 급격히 손 대표의 계파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8일 당내 비주류 연합체인 쇄신연대는 곧 모임을 갖고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제 우리가 모일 이유가 없어졌다”며, ‘해체론’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의 한 재선 의원은 “손 대표가 싫다고 해도 줄서기와 도장찍기가 곧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것이 권력의 속성 아니겠는가”라고 전했다.
손 대표의 정체성을 문제 삼았던 비주류들까지 ‘손비어천가’에 가세하는 모양새로 보여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손학규계는 ‘분당 대첩’을 거치면서 덩치를 불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8월 2년간의 춘천 칩거를 마치고 당권 도전에 나설 때만 해도 10여명에 불과했던 그 수가 족히 20명은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비주류 내 대표적 강경파인 문학진 의원도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가 십자가를 지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켰기 때문에 당 안팎에서의 입지가 매우 강화될 것”이라며 “이런 모습으로 계속 간다면 (대권승리의) 상당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손 대표의 숨은 일꾼들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손 대표 주변에서는 우선 분당 선거의 책임자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이인영 최고위원을 수훈갑으로 꼽고 있다.
또 이철희 전략기획 부위원장과 이남재 비서실 차장, 강훈식 정무특보, 정치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 여론조사전문가인 김헌태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차 영 대변인, 서양호 전 청와대 행정관 등도 일등공신으로 평가된다.
영남 민주개혁진영의 대부격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그리고 당 김영근 부대변인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특히 “손 대표 승리를 위해 올인하겠다”며 원내대표 도전을 포기한 김부겸 의원은 분당에 상주하며 ‘맏형’역을 자처했고, 전혜숙 의원은 소속 의원들의 출석 현황을 꼼꼼히 챙기며 시어머니 역할을 톡톡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