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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5월의 시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抒情詩)를 쓰는 5월

하늘이 잘 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오

피곤하고 산문적(散文的)인 일상의 짐을 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 씻게 하십시오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 속에 퍼 올리게 하십시오

말을 아낀 지혜 속에 접어 둔 기도가

한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오

은총을 향해 깨어 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 속에 물 흐르게 하십시오

구김살 없는 햇빛이

아낌 없는 축복을 쏟아 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오

욕심 때문에 잃었던 시력을 찾아

빛을 향해 눈뜨는 빛의 자녀 되게 하십시오



 

시인소개 : 시인 수녀. 1945년 강원 양구 출생,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 석사. 시집 <눈꽃 아가> <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내 삶은 당신을 향해 흐르는

그리움입니다> <민들레 영토> 등 다수.

산문집 <마음의 풍경> <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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