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된 경북 칠곡군에 이어 부천시 미군부대 ‘캠프머서’에서도 온갖 화합물 매립 의혹이 제기돼 부천시가 불법 화합물 매립 파문에 휩싸였다.
특히 24일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주민들은 ‘혹시 땅이 오염되지는 않았는지’하는 의구심과 함께 인근 인천시 부평지역 시민·환경단체도 부평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오염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부천시는 군과 협의해 합동조사단 구성을 검토키로 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부천시 오정동 캠프머서에 근무했다는 레이 바우스씨는 23일 지난 2004년 5월 ‘한국전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화학물질 수백 갤런(1갤런 약 3.8ℓ)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 1963년 7월부터 1964년 4월까지 근무했다고 밝히면서, 당시 부대 정문 오른쪽 두번째 저장창고 뒤 언덕에 불도저로 구덩이를 파고 고무옷과 가스마스크 및 상상 가능한 화학물질을 버렸다고 말했다.
캠프머서는 지난 1992년 철수하고 현재 한국군 공병단이 들어서 있으며, 1954년 화학부대로 창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혹시나 내가 살고 있는 땅도 오염되지 않았을까’하는 불안감이 역력한 모습이다.
강모씨(47)는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을때는 모르겠지만, 이런 보도가 나오면서 내가 서 있는 자리 조차 오염되지 않았을까하는 불안감이 있다”며 “정부가 나서 한점 의혹이 없게 확인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천시 인근 인천시 부평구 시민단체들도 “부평 미군기지 환경오염을 재조사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서는 등 환경오염 불안감이 인근 미군부대로 옮겨지고 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날 “지난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부평미군기지 주변 조사에서 토양과 환경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기지 내부를 재조사해 오염원인을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부천시는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과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오정구 오정동 ‘캠프머서’ 주변에 대한 지하수 오염도를 조사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와 연구원은 다이옥신 등에 대한 지하수 오염 정도를 측정할 예정이다. 또 정부와 군 당국이 토양오염조사 과정에 시도 참여할 수 있도록 건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