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1 (금)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인터뷰] 고선웅 도립극단 예술감독

경로당 찾아 대화·추억 공유… 4년간 작업
“연극 통해 인생을 반추하는 시간 가졌으면”

 

“늙어가는 기술은 늙어가는 것 자체”

“휴머니티가 살아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던 찰나 불혹(不惑)의 나이가 되면서 ‘늙어가는 데도 기술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9월 경기도립극단을 맡게 된 고선웅(44) 예술감독 겸 극단장은 연극 ‘늙어가는 기술’ 연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늙어가는 기술이라… 그런 기술이 있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유발된다. 고 예술감독도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경로당을 찾아 대화와 토론, 추억을 공유하면서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녹취하고, 이를 토대로 즉흥극을 만드는 등 4년 간 노력과 고뇌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들은 ‘늙어가는 기술’은 너무 많아 모두 열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구질구질하게 살지 마라’, 하루를 살아도 인간답게 살아라’,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마라’, ‘건강을 지켜라’,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 감사해라’ 등 여기에 기술만 붙이면 다 늙어가는 기술이라는 것.

하지만 이 기술들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지면서 복잡해진다.

고 예술감독은 “이를 통해 결론 내린 ‘늙어가는 기술’은 ‘늙어가는 것’ 자체라는 것”이라며 “글을 잘 쓰려면 써보는 수 밖에 없고, 사랑을 하려면 사랑을 해 보는 수 밖에 없으며, 인간답게 살려면 인간답게 살아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간이 어떤 기술을 터득하려면 그 일을 해야 하고, 이를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깨닫게 돼야 한다는 것이다. 구 예술감독이 이 작품에 때밀이, 건달, 사채업자, 유한마담, 알콜중독자 등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직업과 환경을 지닌 11명의 인물을 등장시키고, 이들의 관계를 복잡하게 꼬아놓은 것도 관객이 연극을 통해 인간적 행위의 ‘기술’(인간이 살면서 하는 모든 행위)을 다시 한번 고찰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한 의도일 지도 모른다.

그는 “고독과 외로움에 몸서리 치는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반추해 보고, ‘내 삶도 살아볼만 하구나’라고 한번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며 “특히 살아가면서 자기자신조차 모르는 자아에 대한 정체성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으면 더 뜻깊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