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줄게 없는 부모는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라
한희석 글|명진출판
240쪽|1만3천원.
중학교 1학년 첫 시험 결과 꼴찌에 가까웠던 딸아이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녀의 ‘학습 코치’로 직접 나선 아버지의 ‘공부 마라톤’ 과정을 생생하게 그린 논픽션이다.
이 책의 저자 한희석 씨는 무협 소설 작가이자 막노동 일꾼으로 아내와 세 아이를 부양하고 있는 가장이다.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집안 형편 때문에 아이들 교육에는 전혀 신경을 못 쓰던 그가 큰딸 거울이의 교육에 팔을 걷어붙이게 된 이유는 ‘가난의 대물림’만은 피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학원에 보낼 형편은 못 되고 직접 가르칠 능력도 없었던 가난한 아버지에게 비빌 언덕이라곤 ‘학교’밖에 없었다. 아이가 선생님을 찾아가도록 훈련시키고 논설에 대비하기 위해 매일 신물 칼럼을 오려 건넸다.
방학이면 돈 안 드는 전시회나 공연을 보여주려고 정보 찾기에 혈안이 됐다. 보통 부모라면 한두 번 이야기하거나 혼내고 말 일을 끈질기게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구슬려서 아이를 서서히 변화시켰고 그 변화는 성적으로 나타났다.
‘한 번의 1등 경험’을 강조하던 아버지의 노력에 힘입어 거울이는 중학교 3학년 마지막 시헙에서 결국 전교 1등을 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전교 14등으로 떨어졌던 등수는 2학년 때 다시 1등으로 올라섰고, 마침내 거울이는 고려대 경영학과에 합격한다.
이 책은 아버지와 딸이 한 팀이 돼 ‘대학입시 마라톤’을 완주하는 동안 겪었던 눈물과 웃음의 드라마다. 경제 순위로 치면 꼴찌에 가까운 아버지이지만 자신 연구 면에서는 1등이 되고도 남을 이 아버지의 열정과 부지런함은 다른 부모들이 누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저자는 “우리 집은 경제 형편이 어려워서 안돼”, “우리 애는 머리가 안 따라줘서 안 돼”라는 말을 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부 습관이 안 잡힌 아이를 책상에 앉히고 지속적으로 격려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