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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 농업생명공학에 ‘피노믹스’ 엔진 달자

 

최근 전지구적 기상이변 및 재해발생 증가, 옥수수, 밀 등의 세계 식량가격 상승 추세, 세계 1위의 농산물 수입대국 중국의 곡물수입량 증가 등으로 세계 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인류의 식량안보에 대한 위험이 이슈화되고 있다.

우리에게 IT 업계의 대부로 알려져 있는 빌게이츠는 수년 전부터 사하라 이남지역에 재배가능한 가뭄에 강한 옥수수 품종 개발을 위해 아프리카농업기술재단(AATF)에 미화 4천7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품종 개발을 위해 전통육종기술과 함께 생명공학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이유로 생명공학 작물에 엄격한 태도를 보여 왔던 유럽에서는 올해 초 지난 10년간의 실험결과 GMO에 대한 위해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고, 유럽의회에서 GMO 규제권한의 회원국 위임을 결정하는 등 규제, 공공인식 분야에서 유연해지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세계 종자시장은 약 340억 달러로 연평균 10%씩 성장 중에 있으며, 이중 GM 종자가 112억 달러로 33%를 차지하고 있는데, 자본, 유통망, 첨단 BT 기술로 무장한 다국적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형국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종자시장은 5천800억원 규모로 수년간 정체 상태에 있어 농산물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종자개발 및 수출을 통한 시장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요즘 경제학(Economics)이라는 말이 특정인과 합해져 오바마노믹스, MB노믹스 등의 용어가 유행하고 있는데, 생물학 분야에는 인간 게놈프로젝트 완성을 계기로 게노믹스(genomics),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등의 오믹스(Omics)라는 신조어가 생겨났고 최근에는 피노믹스(Phenomics) 라는 신조어가 등장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피노믹스는 세포, 조직, 기관, 생명체 등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생화학적 특성, 즉 표현형 전체를 측정하는 생물학의 한 분야로, 쉽게 말해 사람의 머리 색깔, 눈 색깔, 키 등을 표현형의 예로 들 수 있겠다.

최근 호주 정부(CISRO)에서 작물의 육종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전자원, GM작물 등의 표현형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와 시설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바스프(BASF), 몬산토 등의 다국적 기업에서도 수년전부터 이러한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새로운 종자개발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농업생명공학은 지난 10여년간 바이오그린, 프런티어, 농림기술개발사업 등 국책사업으로 연구비가 집중 지원돼 연구기반, 인력 양성 등 우리나라의 BT 역량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분야에 따라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일반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까지는 현실적인 격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실례로 우리나라는 아직 상용화된 GM종자를 개발하지 못한 상태인데, 우리 국민의 GMO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이 주요한 원인의 하나지만 실제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력, 경험 및 기반이 취약한 것도 사실이다.

향후 FTA, DDA 추진 등으로 농산물시장 개방이 더욱 가속화된다면 우리도 종자산업에서의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며, 생명공학산물의 실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피노믹스 시설 등의 기본 인프라 구축을 절실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성곤 농진청 농업과학원, 신작물개발과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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