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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남경필의 화려한 부활

 

한라당 전당대회는 ‘홍준표의 당선’ 보다는 ‘원희룡의 4등’이라는 사실이 어찌보면 더 충격적이다. 친이계(이명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지와 총선 불출마라는 개인적인 배수진을 치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의 초라한 성적표가 한라당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힘의 균형이 친이 쪽에서 친박(친 박근혜) 쪽으로 넘어갔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눈에 띄는 이는 남경필 최고위원(4선. 수원 팔달)의 탄생이다. 내년 총선 공천조차도 어렵지 않겠느냐며 정치적 수명이 다했다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한순간에 날려 버리고 화려하게 부활하는데 성공했다. 7월 4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선출이 확정되고 지역구인 수원에서 첫 공식행사에 참석하면서 그는 정치적 위상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다음날인 5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 공무원노동조합 제4대 위원장 취임식에서 남 의원은 만감이 교차했다. 참석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허재안 도의회의장이 반갑게 맞아 줬다. 평상시에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던 정미경 국회의원(수원 권선)조차도 자리에서 일어서며 인사를 건넬 정도였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남 최고위원에게 “최고위원 당선을 축하한다. 경기도에서 최고위원이 탄생했으니 앞으로 경기도를 많이 도와달라”고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남 최고위원의 얼굴 표정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남 최고위원은 김 지사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약속받은 상태였다.

당시 남 의원은 도의회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도 본청으로 김 지사를 찾아갔다. 그러나 그곳에서 김 지사를 만날 수 없었다. 남 의원은 그날 오전 11시께 경기방송에서 시사프로그램 인터뷰를 마친 김 지사를 만나 30여분동안 단 둘이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경기도에 남경필 의원밖에 더 있느냐. 지역도 같고 정책도 같다. 한마음으로 남 의원을 돕겠다”고 말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7월 4일 전당대회가 끝나고 최고위원에 당선은 되었지만 김 지사가 지원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정치적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한 측근은 전한다. 대의원과 당원, 청년선거인단 투표를 검토해본 결과다. 특히 선거 직전에 김 지사가 원희룡 의원과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만남 이후 김지사의 최 측근 인사가 ‘친이계인 원희룡 의원을 지지한다’는 문자메시지가 다수의 당원들에게 전달된 것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지사 후보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남 의원은 김 지사에게 후보를 양보하는 정치적 선택을 하게 된다.

당시 남 의원은 원유철 의원을 정무부지사로 추천한 것을 비롯, 3명의 인사를 도청에 입성시켰으나 3명의 인사 모두 김 지사의 사람으로 변신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경기도당 모임에서 이사철 위원장과 참석했던 도내 국회의원들이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당권에 도전한 자신의 지지의견 조차도 내지 않은 것에 대해 남 최고위원은 못내 씁쓸해 하는 눈치다. 오는 21일 열리는 도당 위원장 선출에 남 최고위원이 어떠한 방식으로 영향력을 행사할지 알 수 없다.

도내 정치권의 싸늘한 외면속에 최고위원에 오른 남 의원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겠다는 입장이다. 남 최고위원은 이같은 정치적 움직임에 대해 별다른 내색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측근들에게 입조심을 강조하고 있다. 당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이후 그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남 최고위원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한미 FTA 통과라는 과제를 남겨 놓고 있다. 또 당내 정책변화를 앞장서서 주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친서민 정책의 박터지는 논쟁을 예고하고 있는 등 쇄신파의 줄기를 당기고 있다.

/안병현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