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2지방선거의 수도권 승리를 발판 삼아 그동안 한나라당의 ‘분당 불패’ 신화가 손학규 대표의 재보궐선거 승리로 무너진데 이어, 민주당 소속의 호남권 출신 의원들이 잇따라 수도권 출마를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현역의원 물갈이론이 점차 확산, ‘공천=당선’으로 인식돼온 텃밭을 벗어나 수도권 출마 선언이 본격화되면서 정치권의 지형 변화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3선인 민주당 김효석(전남 담양·곡성·구례) 의원이 10일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전격 선언, “내년 총선에서 중원 싸움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인 출마 지역구는 향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대 교수 출신인 그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 당시 영입케이스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을 했으며, 정책위의장, 원내 대표 등을 지내는 등 당내 대표적 경제통이자 합리적 온건파로 꼽혀왔다.
현재 민주당의 호남 현역의원 가운데 수도권 출마를 공언한 인사는 당 대표 시절 ‘19대 호남 지역구 불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한 정세균 최고위원(진안·무주·장수·임실)에 이어 김 의원이 두 번째이다.
정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 시절인 2009년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정동영 최고위원과의 공천 갈등 와중에 ‘19대 호남 지역구 불출마’로 배수진을 쳤던 그는 수도권내 출전지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 서울 종로와 마포, 동대문과 함께 성남 중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차기 당권 도전의사를 밝힌 3선의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이 고향인 대구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 중에 있으며, 수도권 재선 출신인 김영춘 최고위원이 부산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전북에서 4선을 지낸 장영달 전 의원의 최근 영남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개혁과 야권통합을 염두에 둔 ‘호남 물갈이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