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남자 창던지기의 정상진(27·용인시청)은 제13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이변’을 준비 중인 한국대표팀의 숨은 기대주다.
정상진은 이번 대회에서 맞수이자 선배인 박재명(30·대구시청)의 그늘에서 벗어나 12강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겠다는 목표로 막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상진은 지난달 23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국가대표 공인기록회에서 80m38을 던져 B 기준기록(79m50)을 통과하고 세계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똑같이 B 기록을 넘었지만 79m92로 기록에서 밀리는 박재명이 오는 14일 보은에서 열리는 중고대회에서 A 기록(82m)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정상진보다 1㎝라도 더 던지지 못하면 이번 세계대회 출전권은 정상진에게 돌아간다.
정상진은 북구 유럽 출신의 힘깨나 쓰는 장사들이 지배해 온 이 종목에서 주니어 시절 세계 3위까지 올랐던 유망주다.
잠실중학교에 입학한 1997년부터 창을 잡은 정상진은 3학년 때인 1999년 종별대회·소년체전·KBS배 대회·전국 시도대항대회 등 4관왕을 휩쓸며 차세대 간판선수로 떠올랐다.
중학교 3학년 때 이미 66m62까지 던졌던 정상진은 2000년 서울체고로 진학하고 나서 기록을 본격적으로 늘려 갔다.
2001년 종별대회에서 69m64를 날렸고 그해 KBS배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70m를 넘겨 71m19를 기록했다.
고교 3학년이던 2002년 4월 전국중고대회에서는 79m15를 던져 대학·실업 선수들에 버금가는 기량을 뽐냈다.
정상진은 2002년 7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73m99를 날리고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의 유망주로 세계 속으로 뻗어갔다.
그러나 80m를 금세 넘을 것 같았던 기록은 3~4년간 깊은 슬럼프를 겪으면서 70m대 중후반을 맴돌았다.
그 사이 박재명은 2004년 83m99를 날려 한국기록을 작성하는 등 거의 해마다 80m를 넘기며 정상진과의 격차를 벌려 갔다.
‘영원한 2인자’에 머물 것 같던 정상진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건 2010년이었다.
정상진은 6월 전국육상경기대회에서 80m89를 날려 생애 처음으로 80m를 넘겼다.
한 달 전 박재명이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작성한 80m11보다 기록이 좋았기에 정상진은 단박에 광저우 아시안게임 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적지 않았다.
정상진은 경기 경험 부족과 옆구리 부상이 겹치면서 71m를 간신히 넘겨 9위에 머물렀다.
79m92를 날려 은메달을 목에 건 박재명에게 완패한 것이다.8월15일 세계대회 최종 엔트리 마감을 앞두고 두 선수 간 선의의 경쟁에서 박재명의 완승으로 끝날 무렵 정상진은 기적을 연출했다.
6월 목포국제투척대회에서 79m15를 날려 박재명을 긴장시키더니 7월 공인기록회에서 거푸 80m를 넘기며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김기훈 대표팀 코치는 “재명이에 가려 있었지만 정상진은 주니어 때 세계 3위를 했던 재능있는 선수”라며 “의욕을 좀 더 키우고 잘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뒷받침된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핀란드 출신 카리 이하라이넨 코치와 최근 5개 세계대회 성적을 놓고 분석한 결과 79~80m만 던지면 12강 결선 진출은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상승세를 탄 정상진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 남녀 창던지기 선수들은 1987년 제2회 로마 세계선수권대회부터 꿈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했지만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까지 결선 진출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구 대회에서 정상진이 결선에 진출해 한국 창던지기 역사에 새 페이지를 열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