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후보군인 여야 잠룡(潛龍)들이 각개약진 형태로 한여름 정국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정치 하한기인 예년의 8월과 달리 올해는 임시국회가 소집된 탓에 국회 활동에 참여하면서도 9월 정기국회를 비롯해 향후 정치행보 본격화에 대비한 구상을 가다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여권 주자들이 대체로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야권 주자들은 야권통합에도 관심을 쏟는 모습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8월 임시국회를 진두지휘하면서 민심 청취를 위한 현장방문을 이어가는 등 당 대표로서 활동에 전력할 계획이다. 우선 민심청취를 위한 ‘동고동락 민생실천’의 마지막 테마인 재벌개혁 행보를 주초까지 마무리한 뒤 10일부터 사흘간 하계휴가에 들어간다.
휴가에서 복귀하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 행사에 적극 참여해 DJ 정신의 계승과 발전에 앞장서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계획이다. 간헐적으로 제기된 정체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DJ 적자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위한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 21일 시민사회단체의 희망시국대회 준비에 방점을 두고 있다. 9월 정기국회 때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4대강 현장 방문에도 나설 예정이다. 정 최고위원 측은 “노동, 환경,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정책이 야권 통합의 고리가 될 수 있다”며 “활발한 정책활동을 통해 통합에 기여할 방안을 찾는 것도 정국구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싱크탱크 ‘국민시대’에 참여한 교수 등 전문가들과 함께 재벌개혁과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마련하는 작업에 심혈을 쏟고 있다.
야권 주자 중 손 대표와 함께 양강으로 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야권 통합의 전도사 역할을 가속화하고 있다. 학계, 시민사회, 종교계 등 원로들이 지난달 26일 출범한 원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시민사회 중진 활동가들과 만나 향후 통합 추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일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임춘원·최영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