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대선 때 ‘허경영’이란 사람이 출마해 세간의 화젯거리가 된 적이 있었다. 자신의 아이큐가 430이라는 주장과 자신이 양보해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는 등의 황당해 보이는 발언을 많이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공중부양과 축지법을 구사하고 눈빛만으로 사람들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대통령이 되면 판문점에 유엔본부를 유치하고 결혼수당으로 1억원, 출산수당으로 3천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15대 대통령 선거인 1997년 대선 때 민주공화당 후보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으며, 2007년 17대 대선에 또 다시 출마했다.
그의 특이한 이력과 참신한(?) 정책으로 스타 대통령 후보가 돼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인터넷 정책홍보, 한국방송 개그콘서트, 연예가중계 등의 TV프로 출연 등을 했으며. 일부에서는 ‘허본좌’라고 부를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물론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됐지만 독특한 공약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가 지난 대선에서 10만표를 얻기는 했지만, 사실 그런 그의 이력과 공약을 진지하게 믿었던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별 기대를 걸 수 없는 우리 정치에 대한 염증과 황당한 그의 공약이 주는 잠시의 즐거움에서 카다르시스를 느낀 사람들이 ‘허경영’ 신드롬을 만들어 낸 것이다.
정치적 허무주의와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실망, 그리고 일부 상업 언론까지 가세하면서 기름을 부은 꼴인데, 허본좌의 ‘뻥’은 허무맹랑 했지만 잠시 국민을 웃게 만들었던 정치 개그였다. ‘뻥’은 과장, 즉 부풀리는 것이 강한 뉘앙스이고, 거짓말은 말 그대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만들어 냄으로써 우격다짐으로 어거지를 쓰는 뉘앙스도 포함돼 있다. ‘뻥’보다는 ’거짓말‘이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매사추세츠 대학 심리학 교수 로버트 펠트민은 ‘정치인들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이 매우 훌륭한 사회적 전략이라는 사실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실현 불가능한 일인 줄 알면서도 그걸 공약으로 내세운다.
아무튼 허경영 신드롬에 이어 이 시대는 ‘뻥’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자신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에서부터 하다못해 나에게 시집오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게 하겠다는 사람까지 ‘뻥’일색이다. 선거철이 되면 저마다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이 나라, 이 사회를 업그레이드 시킬 적임자는 자신밖에 없다고 주장하니 외견상으로는 쉽게 선별하기가 어렵다. 전혀 약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 볼래야 찾을 수 없는 훌륭한 분들이다. 그런데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지도자란 약점이 없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약점 앞에 솔직한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이다.
지도자가 되려하면서도 자신의 허물과 약점까지도 과대평가 해주길 바래서는 안된다. 자신을 당선시켜 주면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고 주장하는 사람치고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허경영을 비난하면서도 국민을 상대로 얼토당토 아니한 말로 뻥을 치는 사람이 정말 허경영 뿐일까?
/박남숙 용인시의원 (민·자치행정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