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로 가라않았던 내년의 ‘4.11 총선 물갈이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고령의원 20여명 출마포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문건을 작성, 8일 이같은 내용이 공개되면서 당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전날 미래한국국민연합 주최의 지도자포럼에서 서울 강남과 영남의 50%와 비레대표 100% 물갈이론을 주장한데 이어, 정몽준 전 대표도 “4년에 한번 하는 인사이므로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이 바뀌는 게 좋다”고 밝히고 나서는 등 논란을 더하고 있다.
여연은 이 문건에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원인을 진단한 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 총·대선 승리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령의원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물갈이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어서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당장 도내에서는 경기남부권의 K·A·L의원, 인천에서는 60대 후반의 L·J·L의원이 고령의원군에 속해 있어 일찍부터 공천탈락설이 유포돼온데다 중진급인 경기남부권의 N·J·P의원과 경기북부권의 K의원, 초선의 S·K·L·P·H·K의원 등 10여명, 인천의 J·L의원 등도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여연은 또 20대는 포기대상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어떻게 접근하고 변수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우군화가 가능한 대상이라고 결론지었다.
여연은 아울러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 후보는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율의 86.5%에 그친 표를 얻었다고 분석하면서 결집력 약화의 가장 큰 원인은 ‘인물 경쟁력’에서 밀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연은 전략적인 정국 이슈관리와 함께 ‘경쟁력있는 후보’를 내세운다면 총선에서 선전할 수 있다며 ‘인물론’을 제시했다. 특히 대대적인 외부인사 영입으로 불리한 선거환경을 극복한 15대 총선과 고령의원 20여명의 자진 출마포기 선언등의 쇄신으로 기사회생한 17대 총선을 전략적으로 벤치마킹하거나 잘 응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은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통해 ‘정치세대 교체’를 이뤘고, ‘차떼기’로 대표되는 불법 대선자금 사건 등으로 ‘부패원조당’, ‘경로당’ 등의 이미지가 한나라당에 씌워졌던 17대 총선에서도 중진의원 26명의 불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최병렬 대표, 서청원 전 대표, 박종웅 의원 등 당시 중진의원들이 공천 심사과정에서 대거 탈락하는 등 ‘물갈이’라는 강수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