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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도 소방 인력 20% 부족…확충 방안 시급   

사건·사고 전국 1위 지자체에 인력 태부족 말 안 돼

  • 등록 2025.07.09 06:00:00
  • 13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경기도에서 소방 인력이 정원조차 채워지지 않은 채 현장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정원의 80% 수준에 불과한 인력으로 화재와 구급 대응을 감당하고 있어 현장에서의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소방 인력 확충은 그간 위정자들이 수없이 약속해온 중대사안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첨병인 경기도 소방 인력 태부족 현상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공업단지가 밀집돼 있고,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는 화재·구급 등 각종 재난 상황이 집중되면서 전국에서 사건·사고가 가장 많이 벌어지는 지역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경기도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7931건, 재산 피해는 약 3664억 원에 달했으며 인명피해 역시 88건으로 전국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재난 대응을 책임지는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인력 상황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현재 도 소방관 정원은 약 1만 4000명으로 설정돼 있으나 실제 근무 인력은 이보다 20%나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소방관 1명당 담당하는 인구수가 1000명을 넘어서며, 현장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등 극심한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다.


현장에선 인력 부족으로 소방차 등 장비를 운행할 사람이 없어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도 많다. 일부 119안전센터에서는 운전 가능한 인원이 1명뿐이어서 차량마다 번갈아 복귀·교체를 반복하는 경우마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119 신고 접수 시스템 발전 속도에 걸맞지 않게 실제 출동 인력의 만성적인 부족 현상에 대형 화재 시 구조할 인원이 모자라 소방관들은 늘 조바심을 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구급대 상황도 비슷하다. 경기도의 2021년 기준 구급차 3인 탑승률은 39.6%에 그쳤으며, 최근 인력 보강을 통해 올해 70%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충족에는 미치지 못한다. 2명이 탑승하면 1명은 운전을 하므로 환자 관리는 사실상 1명이 모두 책임져야 하는 구조다. 중증 환자 대응은 물론, 만취자의 폭력 등에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하소연이다. 


119 소방서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안전망이다. 일부 몰지각한 시민의 장난 전화나 허위 사건·사고 신고 등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긴 하지만, 119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시민 안전 시스템의 대표 기관으로 성장해왔다. 대다수 국민은 범죄로부터 지켜주는 112 못지않게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보호기관으로서 119를 신뢰하고 의존하며 산다.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지역이라는 것은 일종의 숙명이다. 수도권 핵심이라는 사회지리학적 여건 자체가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지역에서 사건·사고 발생이 많은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일이다. 그러나 경기도의 소방 인력이 어림없이 부족한 현상은 결코 정상적이 아니다.      


경기도 인구 1416만 명을 1만 1495명의 소방관이 감당해야 하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소방관 한 명당 무려 1231명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 된다. 휴가도 못 가고 교육도 못 들어가는 상황에서 소방관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음을 뜻한다. 아무리 사명감으로 지켜내고 있다고 해도 이런 현상이 누적되면 119 역할의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인력을 충원해 최소한 4교대 근무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방 인력 확충’은 위정자들이 선거 때만 되면 단골로 내놓는 대표적인 공약(公約)이다. 정치인들의 공약(空約)에 이대로 계속 유권자들이 농락당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은 변명도 해명도 필요치 않다. 도민들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태부족한 경기도의 소방 인력은 하루빨리 제대로 충원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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