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 질주하던 야권 통합이 민주당내 반발의 암초에 주춤거리고 있다.
민주당이 야권통합 추진안의 승인을 위해 지난 23일 개최한 중앙위원회에서 ‘통합전대파’와 ‘단독전대파’가 정면 충돌, 향후 통합행로가 순탄치 않은 가시밭길로 접어들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모든 세력을 결집, 내달 17일 통합 전대에서 단일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반대파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독자 전대 이후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야권통합을 위해 민주당의 기득권 포기와 양보를 당부한 지도부의 리더십이 당원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양측은 세 대결 양상으로 치달아 몸싸움을 하지 않았으나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구태를 재연했다.
민주당은 6시간반에 걸친 격론에도 아무런 결론없이 회의가 끝나면서 오는 27일쯤 중앙위를 재소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내분이 재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미FTA에 대한 국회 비준 저지 실패에 이어 통합 마저 순탄치 않아 리더십 위기를 겪는 손 대표는 이날 예정했던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 마련 및 향후 행보에 고심하고 있다.
혁신과통합과 진보통합시민회의,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의 대통합 추진세력 등 민주당을 제외한 연석회의 참가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통합 결의를 기대했지만 아무런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크게 실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민주당의 자기 혁신과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며 “이를 받아 안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실을 개탄한다”며 ‘통합전대파’에 힘을 실었다.
한편 혁신과통합 등 통합세력은 내달 17일 민주당과 ‘신설합당’ 방식의 통합(당대당 통합)을 위해 예정대로 내달 1일쯤 창당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