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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눈(雪)에 대한 단상

 

첫눈 소식이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첫눈이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가슴 뛰는 설렘이지만 어린 시절 추억 중에서도 눈과 관련된 것이 많은 걸 보면 아이들에게 눈은 하늘에서 주는 그 어떤 선물보다 귀한 것임에 틀림없다.

어린 시절, 솜사탕 같은 함박눈이라도 내리면 온 동네 아이들이 동네 한가운데 모여 눈싸움도 하고 어른 키만 한 눈사람도 만들어 가며 하루를 넘치게 보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이들만큼이야 아니겠지만 어른들에게도 눈은 ‘낭만’의 다른 이름이다.

뜻밖의 눈이라도 내리면 어디에선가 나를 부르는 친구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을 것 같고, 그 목적지가 어디든 한 달음에 달려가고 싶은 것이 심장 뜨거운 이들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다만 아이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어른들에게 눈은 낭만인 동시에 걱정이기도 하다.

교통체증 걱정, 빙판길 걱정……. 눈을 즐기려는 마음 한 쪽에서는 눈으로 인한 생활상의 여러 불편들이 걱정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진정, 어른다운 어른이라면 마음껏 눈을 즐기는 사람들 곁에서 한없이 쌓인 눈을 치워내야 하는 사람들의 노고가 가슴 한 편에 싸한 걱정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느새 지방의회는 각 지방정부의 명년 살림살이를 심사하느라 분주하다. 국회, 지방의회를 막론하고 의회라는 대의기관이 가진 의무 중에 집행부에서 짜 온 새 해 예산안의 심사는 시민이 위임한 권한 중 가장 막중한 책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방재정의 위기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심사를 하는 의원들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재정자립도는 지난 2005년 56.2%였던 것이 2011년에는 51.9%로 줄었고 2011년 기준, 지방세 수입으로 당해 지자체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자치단체가 124개에 이른다.

또 지방채 규모 추이를 보면 2005년 말 17조4천480억원 이었던 것이 2009년 말에는 25조5천531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방재정 악화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감세정책, 사회복지 등 중앙사무의 지방이양, 그리고 민선단체장들의 선심성, 과시용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자치단체장 선거 때마다 우후죽순처럼 남발되는 공약과 다음 정부야 빚더미에 허덕이건 말건 무리해서라도 본인 치적을 쌓고 싶어하는 단체장의 무책임한 지방행정이 자행되는 한 지방재정의 건전화와 튼튼한 지방체질 개선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올해로 만 20년이다. 이제는 본인의 재임 기간 중에 마음껏 눈을 즐기고 싶어 하는 지방단체장들에게 눈 그친 뒤, 힘겹게 눈을 치워야 하는 후임자의 고충도 생각하고 적당히 즐기는 참된 목민관이 돼 달라고 한다면 무리한 요구일까.

/박완정 성남시의원(한·행정기획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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