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일반인들이야 총선은 내년 4월이고, 대통령선거는 내년 12월이니 아직 먼 이야기가 아닐까 하지만 정치권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은 벌써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 다닌다.
공천을 받기 위해 각 정당을 기웃거리거나 유력 정치인의 도움을 받기위해 특별한 인연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다. 아직까지 선거철이 아닌 만큼 본선을 위한 예비동작을 하고 있는 셈인데, 타천(他薦)보다는 자천(自薦)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 정치인의 속성이나 국민들의 정치인에 대한 감정 등이 적나라하게 들어난다.
우선 일본에서 건너온 것으로 알려진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정치인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정치인들이 선거에 얼마나 목을 매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반대로 해석하면 선거에 당선된 정치인이 갖는 위상을 저변에 깔고 있다.
또 하나는 한 번씩을 들어본 “정치인은 숨 쉬는 것도 정치적”이라는 풍자다. 러시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 정치인의 함몰된 의식을 적절히 보여준다.
미국에서는 정치인의 속성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유명한 블랙유머가 있다. 미국의 어느 마을에서 연설하던 정치인이 “이 마을에 다리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공약하자 듣고 있던 주민이 “우리 마을에는 강(江)이 없다”고 맞받았다고 한다.
그러자 그 정치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다면 강도 만들어 드리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영어사전은 ‘정치인’이라는 의미를 두 가지 단어로 구별하고 있다. 하나는 전문성도 있고 정직한 사람을 가리키는 ‘정치가’로 ‘Stateman’로 표기하며 우리가 고대하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과 같은 정치인을 뜻한다.
반면 정치모리배 혹은 이익에 따라 소신을 바꾸는 정상배를 의미하는 ‘Politician’은 정치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정치꾼’을 지칭한다.
우리 네티즌들의 정치인을 향한 신랄한 풍자도 있다. 정치인은 비둘기와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모이를 줄때만 고개를 숙이고, 하늘을 날게 되면 오물만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표현이 다소 지나친 감은 있으나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정치인에 대한 정서를 가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정치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이유는 3가지라고 한다. 자신의 이익 때문에, 혹은 정당의 이익 때문에, 아니면 국민의 이익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를 꿈꾸는 이들이 모두 정치가(Stateman)이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