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 파행의 책임을 놓고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라는 정치적 사안을 빌미로 예산심사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한미FTA 날치기 처리에 대한 사과없이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고 있다고 맞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야는 원내대표 합의를 통해 헌법이 명시한 시한인 내달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자고 약속한 바 있다”며 “민생에서 여야가 따로 없고 예산안 심사가 정치적 현안과 결부돼 지연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바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예산심사 재개를 시도했으나 민주당이 참석지 않아 논란 끝에 하루 이틀 정도 민주당의 참여를 더 기다리기로 했다.
민주당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은 ‘한나라당이 한미FTA 날치기 처리를 사과하고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겠다고 약속해야 예산안 심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은 예산안을 4년 연속 날치기 처리하려는 것인지 한미FTA 날치기 비준에 대한 사과 한마디없이 예산안 파행 책임을 민주당에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위 위원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브리핑을 마치고 나오는 한나라당 소위 위원들과 정론관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 신경전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