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회원이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정말 비닐조각이 마치 살아있기라도 한듯 물살에 힘차게 흔들리고 있었다.
㈔수원환경운동센터는 28일 황구지천의 생태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왕송저수지의 수문이 열려 오랫만에 콸콸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난다는 황구지천에는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나온 폐비닐들이 물속에서 구조의 손길을 바라며 흔들리고 있었다.
수원시가 ‘생동하는 생태도시’인 생생도시로 지정돼 전국 최우수 자치단체로 상을 받은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황구지천의 모습은 방치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지방하천 중 유일하게 개발되지 않아 생태계 파괴가 적어 ‘수원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황구지천.
황구지천 상류에는 행정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듯 낚시금지 표지판으로부터 채 50m도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보란듯이 낚시를 하고 있는 낚시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심지어 그린벨트 지역을 알리는 게시판 아래는 폐비닐더미가 장악해 인도를 침범할 정도였다.
하류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공사 폐기물로 보이는 폐목재부터 스티로폼과 같은 쓰레기들이 물에 둥둥 떠있었으며, 하천 둔치에 심어진 나무에는 지난 여름 홍수에 떠밀려온 것으로 보이는 비닐들이 겨울에 들어선 지금까지 덕지덕지 걸려있었다.
㈔수원환경운동센터의 홍은화 활동가는 “수원시가 하천 정비하겠다고 말만 수차례 했지 실제로 이뤄진 것은 한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방하천의 불법 낚시 행위 단속과 쓰레기 관리는 모두 해당 구청에 맡기고 있다”고 한 발 물러섰고 권선구 관계자는 “청원경찰 2명이 매일 순찰을 돌며 낚시꾼들을 단속하고 쓰레기 수거도 하고 있지만, 2명이 황구지천, 원천리천, 서호천 등 여러 하천을 담당하기에 관리에 한계가 있다”면서 인력난을 호소했다.
황구지천이 ‘수원의 아마존’이라는 애칭에 걸맞는 하천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수원시와 권선구의 책임있는 관리가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