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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방관 월급 200만원 안팎이라니

화재현장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두 명이 순직했다.

이재만(40) 소방위와 한상윤(32) 소방장은 지난 3일 평택 가구전시장에서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작업을 하다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야간근무 교대를 30분 앞두고 있던 이들은 불이 나자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동료 소방관 3명과 함께 불이 난 전시장 안으로 뛰어들었다. 열기가 너무 세 일단 철수하기로 하고 빠져나오다 변을 당한 것이다. 베테랑인 이들은 불 속에서 대원들을 먼저 대피시키느라 시기를 놓쳐 숨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상윤 소방장의 부인은 빈소에서 “쌍둥이 아들과 막내는 어떡하라고 바보야”라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한 소방장은 4살짜리 쌍둥이 아들과 아내 배 속에 5개월된 아이를 두고 있었다. 언제나 가정적이던 한 소방장이 숨지고 3시간쯤 지난뒤 그가 주문했던 캠핑용 테이블이 배달돼 동료들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함께 순직한 이재만 소방위는 형제 소방관이다. “아비는 사람들의 영혼을 구할테니 너희는 생명을 구하는 사람이 되라”는 아버지 이달희 목사의 말에 따라 소방관이 됐다고 한다. 그는 최근까지 경기도 소방학교 화재현장팀 전임교관으로 신임 119대원의 교육을 맡아온 베테랑이었다.

성급하게 진화하는 소방대원들에게 침착성을 가르치며 후배들을 남달리 챙겼던 그였기에 대원들을 대피시키느라 마지막까지 남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한 소방장 부인의 절규처럼 그들은 세상 기준으로 보면 ‘바보’였을지 모른다. 세인들이 다 자기 앞가림만 하려는 세상에 남을 구하겠다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목숨을 잃었으니 부인이 ‘바보’라고 원망할 만도 하다. “어떡하라고 바보야”라는 미망인의 울부짖음은 어쩌면 우리를 향한 원망으로 들린다.

그러나 우리 사회와 국가가 그들을 결코 ‘바보’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목숨을 바친 그들이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모두가 제 앞길과 가족만 걱정하는 세상에 아들과 아내, 부모를 버리고 자기 목숨까지 희생한 이들을 영웅으로 대접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의무다. 정부는 이들을 특별승진시키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소방관들처럼 힘들고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우가 정당한지도 이번 기회에 따져볼 일이다. 24시간 밤샘 근무를 하며 불이 나면 어디라도 달려가야 하는 그들이 받는 월급이 200만원 안팎이라니 너무 박하다. 봉사하는 사람들,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 자기를 버리고 옳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정당하게 대우하는 건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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