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국민 앞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오랜만에 ‘검찰은 검찰답고, 경찰은 경찰답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가장 큰 동인(動因)은 수사권을 놓고 벌이는 검찰과 경찰의 벼랑 끝 승부로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양 기관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레임덕에 들어간 현 정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정치상황도 배경으로 깔려 있다.
SLS그룹 이국철 회장의 로비사건을 파헤치고 있는 검찰이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인 박모 씨를 체포했다. 박 씨는 이 회장의 구명에 나선 로비스트로부터 수백만원 대를 호가하는 명품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데 박 씨가 모시고 있는 이상득 의원이 누군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자 현 정권의 실세로 그동안 숱한 구설수에 휘말렸지만 그 어떤 사정기관도 범접하지 못한 거물 정치인이다.
이번 사건뿐 아니라 각종 구설에서도 검경이나 언론이 감히 실명을 공개하지 못하고 ‘여권 실세’로 에둘러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현 정권의 상징적 인물이 아닌가. 그런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을 체포한 것은 일대 사건으로 검찰의 총구가 서서히 이 의원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이는 검찰 최고위층의 결정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공교롭게 같은 시기, 경찰도 전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사건을 쾌도난마식 호쾌한 수사로 진행하고 있다.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움직임에 오랜만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사용자들의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옴팡진 경찰의 수사에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해체위기에 몰렸으며 연말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또 이번 수사에서는 과거처럼 미적거리거나 윗선의 눈치를 살피는 경찰의 모습은 없다.
오직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고 국민적 의혹을 뿌리 뽑겠다는 경찰의 의지에 진실성이 읽혀지기도 한다.
국회의장 비서이건, 여권 중진의 측근이건 수사에 필요하다면 모두 소환을 원칙으로 발 빠른 행마를 이어가면서 박수를 받고 있다. 물론 제비 한 마리가 돌아왔다고 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검찰과 경찰의 모습은 그동안 국민들이 그려왔던 검·경의 실체에 어느 정도 근접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검·경의 모습이 여론을 얻기 위한 순발력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하는 사정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걸음이길 기대해 본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