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성매매와 사행성도박 관련 스팸메일이 청소년에게까지 무차별 발송되어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본지 12월22일자 23면 보도) 정부가 추진하는 차단정책이 인터넷사업자들의 반발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하 KISA) 등에 따르면 국내·외로 전송되는 스팸메일의 약 80%가 악성프로그램에 감염된 좀비PC에 의해 사용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발송되고 있는 상태로 우리나라가 이런 형식의 스팸메일의 양이 전세계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10월 ‘스팸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시행을 추진했지만 KT와 SK, LG 등 인터넷사업자의 반발에 부딪혀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시행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e-mail은 주로 ‘25번 포트’라는 길을 이용해 전송되고 있지만, ‘데이터 전송시 발송자를 인증하지 않는다’는 허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프로그램으로 발송되는 스팸메일은 이러한 허점을 이용해 PC관리자의 동의없이 무차별 스팸메일을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e-mail 전송경로인 25번 포트 대신 사용자가 동의해야만 e-mail 전송이 가능한 587번과 465번 포트로의 교체를 하겠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문제는 KT와 SK, LG 등 인터넷사업자들이 사용자들의 항의를 미리 걱정해 포트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
국내 인터넷의 약 50%를 점유한 KT 담당자는 “포트 변경과 관련한 대대적인 홍보를 한다 해도 일부 사용자들은 PC설정 미변경으로 e-mail 전송이 불가능할 수 있고, 그 불만은 고스란이 우리에게 돌아와 자칫 수입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사용자들의 항의를 미리 걱정하는 인터넷사업자들의 영업이기주의에 거꾸로 인터넷 이용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현오 KISA 스팸대응팀장은 “스팸메일을 줄이는 것은 PC사용자들이 악성프로그램에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게 최우선 방책”이라며 “인터넷사업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내년부터는 시범적으로 포트를 변경하는 작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KT 등 인터넷사업자들은 포트 변경과 관련, 현재까지도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어 이용자들의 피해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