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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군 자살사건 경기도 예외 아니다

“항상 저를 아껴주시고 가끔 저에게 용돈도 주시는 아빠, 고맙습니다. 매일 제가 불효를 했지만 웃으면서 넘어가 주시고, 저를 너무나 잘 생각해주시는 엄마, 사랑합니다. 항상 그 녀석들이 먹을 걸 다 먹어도 나를 용서해주고, 나에게 잘해주던 우리 형, 고마워. 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매일 남몰래 울고 제가 한 짓도 아닌데 억울하게 꾸중을 듣고 매일 맞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리고 제가 없다고 해서 슬퍼하시거나 저처럼 죽지 마세요. 저의 가족들이 슬프다면 저도 분명히 슬플 거예요. 부디 제가 없어도 행복하길 빌게요.”

지난 20일 대구의 한 중학교에서 친구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A군의 유서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유서를 얼마 읽어내려가지도 못하고 눈가에 번지는 눈물을 가눌길이 없었다. 유서를 읽은 국민들의 마음 똑같았으리라. 우리모두의 책임이다. A군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아이들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빈발해 우리 가슴을 매우 아프게 한다. 이 사건들을 개인적 차원, 예외적 사례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사회의 책임이 너무 크고 무겁다. 대전의 여고생 B양은 일부 학생들에게서 지속적으로 따돌림당하며 무척 힘들어했다고 한다. 사고 이틀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담임교사를 찾아갔으나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자 지난 2일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이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A군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고, 정치권에서는 정부에 자살 대비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시교육청은 대구지역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폭력이나 괴롭힘 등 생활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번 일과 관련,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회 교육과학위원회가 이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하고 여성가족위에서도 신경을 써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학교와 학생들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단지 이번 사건이 대구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그들만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안일한 생각이다. 경기도내 학교 내에서는 이미 크고 작은 학교내 폭력이 일상 생활화돼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폭력에 손을 놓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제2의 A군사건이 경기도내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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