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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우수조달물품의 ‘고려자기 따라잡기’

 

도자기를 굽는 사람을 일컬어 ‘도공’이라 부른다. 도자기를 구울 때 도공의 진지함에는 완성도를 높이려는 소위 ‘쟁이’의 진면목이 묻어 있다.

혼을 다해 구운 도자기가 조그마한 흠결이라도 발견되면 가차 없이 부숴 버리는 모습 또한 파격적이다. 엄격한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 도자기 중에서도 ‘고려자기’는 그 은은한 빛깔과 자태로 단연 돋보인다. 고려자기는 높은 예술성과 기술력으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갖게 됐다.

공공조달시장에서의 ‘우수조달물품’은 ‘고려자기 따라잡기’의 한 유형이다. ‘우수조달물품’은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 기업의 제품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지정된다. 궁극적으로는 조달물자의 품질향상과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되면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으로 우선구매가 가능해지며, ‘나라장터종합쇼핑몰’에 올려져 공공조달시장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정부조달시장에서는 우수조달물품제도를 활용해 성공 드라마를 이어가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 특장차를 개발해 수입대체효과를 거둔 모 업체는 지난 2006년 150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320억원으로 성장했고, 수배전반을 생산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또한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지난 2006년 210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에는 3배를 웃도는 7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96년 제도가 처음 도입될 당시 60억 원에 불과했던 우수조달물품의 공공조달시장 전체 계약규모가 지난해에는 1조1천억 원에 달했다. 연 6회 이루어지는 우수조달물품 심사의 평균 경쟁률은 5대 1로 신청자 모두 기술력과 품질 인증을 두루 갖춘 업체들끼리의 경쟁이어서 진입문턱이 만만치 않다.

조달청은 우수조달물품의 판로지원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 중이다. 매년 우수조달물품을 전시하는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를 개최해 우수조달물품을 비교 전시하거나 각급 공공기관 계약담당자와 해외 바이어를 초청, 판로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달청은 FTA 타결로 새롭게 열리고 있는 해외조달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지원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지난 8월 우수조달물품 중 해외수출이 가능한 업체와 함께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를 방문, 우수조달물품 설명회에 이어 현지 수출 상담을 통해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우수조달물품제도가 성숙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지속적인 제도보완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우수조달물품 지정 제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우수조달물품 지정관리 규정’이 대폭 개정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우수조달물품 지정 후 품질관리가 미흡한 경우엔 경고, 거래정지, 부정당업자제재, 우수제품 지정취소 등 엄격한 사후조치가 뒤따른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도공이 자기를 굽고 최고의 작품을 엄선하듯이 우수조달물품을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다.

조달업체들이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받으려면 한층 강화된 기술변별력과 성능심사를 거쳐야 한다. 해외시장 진출실적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혜택도 대폭 강화된다. 이번 규정 개정은 기술력과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수요기관에 공급하고 해외까지 제품판로를 확대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위기로 시작된 글로벌 경제의 위기감이 최근 유럽 발 재정위기까지 겹쳐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수출이 뒷받침돼야 살아갈 수 있는 한국경제의 현실에서는 무엇보다 우수 중소기업들이 국내 조달시장을 기반으로 해외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도공이 혼을 다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만들었듯이 우수조달물품이 국내시장을 뛰어넘어 해외시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날을 기대해 본다.

/최영환 조달청 우수제품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