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압력(Peer Pressure)이라는 말이 있다. 또래집단에 속한 구성원이 그 집단만의 특징을 나타내는 가치관이나 외모 등을 공유하고 집단의 행동에 동참토록 받는 압력을 말한다.
주로 청소년들이 해당되는데 또래들의 인정을 받고 그 무리에 속하기 위해 말투, 외모, 행동 등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러한 또래압력은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과거 보이스카웃을 비롯 RCY, YMCA, YWCA 등의 봉사단체 가입이 청소년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또래압력의 긍정적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고, 우리 주변에서도 친구들을 따라 음악과 운동, 공부 등에 관심을 보여 성공한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렸을 때에는 청소년 모두가 빨간 티셔츠와 온갖 장식을 들고 응원에 나서 성인들과의 세대차를 없애는 공동체의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또래압력에 사회적 우려가 집중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과거 학교현장에서는 청소년들의 약물남용이 들불처럼 번져 위기감을 주기도 했으며 10대들의 혼전성관계, 폭력 등이 현재까지 뿌리 깊은 악습으로 남아 있다.
최근에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왕따 문제’와 성인 조직폭력배 못지않은 폭력 양태 역시 또래압력의 부정적 측면으로 이해된다. 또래압력의 위력은 TV시청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본인의 호감정도와 상관없이 또래들의 대화에 끼기 위해 특정 프로그램을 봐야만 한다. SNS와 인터넷을 무장된 요즘 청소년들의 유행어나 복장, 스타일 등에서 몰개성화가 나타나고, 오로지 획일된 문화만을 강요받고 있어 걱정스럽다.
특히 10대 자녀를 둔 부모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특정상표 점퍼를 둘러싼 또래압력은 그저 ‘10대의 한때 문화’로 이해할 수 없는 심각성을 갖고 있다. 알려진 대로 20만원에서 70만원대의 고가인 이 점퍼는 “얼마짜리를 입었느냐”는 단순한 외양이 청소년들의 계급을 의미한다고 하니 그저 황망할 뿐이다.
또래압력에 의해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하면서도 고가의 이 제품을 입어야 하고, 심지어 이 제품을 뺏기 위한 폭력과 범죄행위마저 벌어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청소년들이 자기주도적 소비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정상적인 또래압력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으로만 해결될 수 있을까. 성인들도 명품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명품을 사기 위해 비정상적인 생활을 마다하지 않으며, ‘짝퉁’이라도 손에 넣어야 만족하는 세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