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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스마트컨슈머

미국의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기 앞서 우선적으로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부터 확인한다. 순수 소비자연맹이 월간지로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는 소비자들의 주된 관심사인 자동차, 전자제품, 식품, 생활용품, 건강제품, 여가용품, 유아용품 등의 특정품목을 선정 후 철저한 분석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개한다.

100명 이상의 전문가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제품분석결과는 그 제품의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제조사들에게는 저승사자와 다름없다. 무엇보다 컨슈머리포트는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광고를 싣지 않고 분석할 제품도 직접 구매하는데, 그러한 신뢰로 유료독자만 700만 명을 넘어서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렇게 확보한 권위와 자금을 바탕으로 컨슈머리포트는 대규모 자체 실험시설을 완비하고, 미국의 여느 기관에 뒤지지 않은 제품분석 능력을 뽐내며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판 컨슈머리포트인 ‘스마트컨슈머’를 선보였다. 컨슈머리포트와 같이 제품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겠다는 취지다.

첫 번째 작품으로 이동통신, 교사방문형 학습지, 프리미엄 분유 등 450건의 비교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다음 주에는 ‘송아지 가격 1만원’으로 대변되는 소 값 하락에도 요지부동인 소비자가격을 집중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어 유아를 키우는 주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고가 수입 유아복과 수입 유모차 등을 조사하겠다는 예고편도 내놓았다.

우선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흥행에는 성공한 느낌이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도 뒤늦은 감은 있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에 있어 전문적 조언을 할 공식기구의 출범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걱정할 부분도 적지 않아 비탈길을 달리는 어린아이를 보는듯한 불안감이 존재한다. 컨슈머리포트는 정부와 기업으로부터 독립적인 민간이 주도해 70년이 넘는 역사동안 꾸준히 신뢰를 쌓아 왔다. 하지만 스마트컨슈머의 경우 공정위라는 정부기관이 운영을 도맡고 나서 자칫 정부의 입김에 흔들릴 개연성이 다분하다. 또 소위 소비자 불안감 조성에 반대하는 특정 여론이나 기업의 입김에 움찔거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결국 ‘스마트컨슈머’가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가 되기 위해서는 운영조직의 객관적 독립성 확보가 관건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민적 신뢰를 확보한 시민단체에 이관하거나 전담 민간기구를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할만 하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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