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이나 제과점 분야에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개인이 운영하는 제과점인 ‘동네빵집’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1만8천개였던 자영업자 제과점의 숫자는 해가 거듭될 수록 줄며 지난해 말 4천여개를 기록했다.
이는 8년만에 78%가 감소한 것으로 같은 기간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의 성장세와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에만 300여개의 점포를 개장한 것으로 비롯해 연평균 120개씩 그 숫자를 늘리며 지난해 전국 총 3천개 점포를 돌파했다.
이와 관련해 파리바게뜨는 “우리는 제빵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에서부터 차근차근 성장을 해왔다”며 “다른 대기업들이 주력 사업과 무관한 분야로 사업확장을 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는 재벌가 딸들이 커피전문점과 제과점을 결합한 형태의 ‘럭셔리 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한 것도 빵집들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계열사를 통해 커피전문점 ‘아티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베이커리 ‘달로와요’와 ‘베키아 에 누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 장선윤 사장은 ‘포숑’이라는 브랜드를, 현대차그룹 정성이 전무도 ‘오젠’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베이커리 사업을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이들 브랜드는 자본력과 대기업의 세련된 이미지를 앞세워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개인 사업자의 빵집에 손님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제과점이나 커피숍은 이들 그룹의 주력업종이 전혀 아닌 데다 오히려 서민 창업에 알맞은 업종”이라며 “(대기업 진출은) 오너 일가에게 계열사를 안겨주기 위해 무분별한 확장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같은 대기업의 행태에 골목 상인들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유통·서비스 분야 적합업종 선정에 신속히 착수하는 등 대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