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이라고 해도 평생에 한 번뿐인 경사를 찝찝하게 치를 수는 없잖아요.”
올해 ‘5월의 신부’가 될 예정이었던 직장인 함모(28·여·화성시 기안동)씨는 결혼식을 오는 6월 이후로 미뤘다.
윤달(양력 4월 21일~5월 20일)이 있는 기간을 피해 결혼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부모님과 주변의 권유가 많아 결국 예비신랑과 협의 끝에 윤달이 지나 식을 올리기로 한 것.
함씨는 “말 그대로 ‘속설’이라지만 그래도 마음 편히 결혼하는 게 속이 편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해는 아름다운 ‘5월의 신부’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년 만에 돌아오는 윤달을 피해 결혼식을 올리려는 예비부부들로 인해 4, 5월 웨딩업계의 예약률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16일 도내 웨딩업계에 따르면 대형 호텔을 비롯한 웨딩홀들은 윤달을 피해 결혼을 하려는 예비부부들로 인해 2월과 3월, 6월의 예약률이 전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보통 좋지 않은 날씨로 인한 비수기지만 올해는 유난히 예약 문의가 급증했다.
반면 전통적인 성수기인 4~5월은 예약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 이상 감소했다. 더군다나 일부 업체에서는 지난해 성사됐던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수원 팔달구의 한 웨딩홀 관계자는 “대부분의 젊은 예비부부들은 윤달에 상관없이 예약하지만, 며칠 뒤 양가 부모님과 상의한 뒤 모두 예약을 취소하는 실정”이라며 “아직도 부모님세대는 윤달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웨딩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아주 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윤달 기피 현상은 다른 웨딩 업계에도 나타났다.
안양시 동안구 소재 신혼여행 전문 여행사는 이 기간 예비부부 숫자가 줄다 보니 덩달아 신혼여행 예약도 큰 폭으로 줄었다.
여행사 관계자는 “고객 감소 현상이 눈에 띌 정도로 큰 편”이라며 “조금이라도 예약율을 높이기 위해 가족의 달 행사, 추가 할인, 기념 상품 제공 등을 펼쳐 고객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