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光同塵
빛을 부드럽게 해 더러움과 함께 한다
화기광 동기진(和其光 同其塵) 이라고도 한다. 자기의 뛰어난 재덕(才德)을 나타내지 않고 세속(世俗)을 따르는 일, 또는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속인과 섞여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불교가 중국에 들어갔을 때 당시 중국인들이 추구하던 노자사상과 불교의 대승사상이 맥락을 같이하자, 중국인들은 부처를 설명하면서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화광동진’의 뜻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화광동진은 태양을 뜻하기도 하는데, 태양은 높게 떠서 밝고 고운 빛을 비추지만 그늘지고 더러운 그 무엇도 가리지 않고 다 비추기도 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더러운 것도 멀리하지 않는다고 하는 부처의 자바정신과도 상통한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진정한 깨달음은 자기가 무엇을 깨달았다고 해서 세상과도 멀리하지 않고 사람들과도 거리를 두지 않는 것을 말함일 것이다.
논어에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 했다. 군자는 서로가 다르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는 반면 소인은 서로 같은 듯 무리지어 다녀도 결국 어울리지 못한다는 말이다.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이란 예리함을 무디게 하고 얽힌 것을 풀고 눈부신 것을 부드럽게 하고 속된 것과 함께 한다는 것. 오늘 하루도 태양은 유난히 빛나고 있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