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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 천지지지자지아지

 

天知地知子知我知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가 알고 내가 안다

중국 후한서에 나오는 말이다.

청렴하고 박학다식해 그 지방의 공자(孔子)라 불리는 양진(楊震)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가 군수로 임명돼 임지로 가다 어느 곳에서 묵게 됐는데, 그곳의 현령(도지사)인 왕밀(王蜜)이라는 이가 찾아왔다.

왕밀은 양진의 학식을 높이 사 무재(茂才)라는 관리시험에 합격시켜 준 사람이었다. 그런 왕밀을 양진은 매우 반갑고 극진하게 맞이했다. 식사를 마친 뒤 왕밀이 황금 10돈을 소매 속에서 꺼내 양진에게 줬다. 양진이 그에게 베풀어준 정에 대한 보답으로 준비한 것이었다.

양진이 놀라서 점잖게 거절하니 왕밀이 “나는 옛 지인으로서 자네의 학식과 인물됨을 잘 기억하고 있네. 그런데 자네는 나를 잊어버린 것 같네”라고 말했다. 이에 양진은 “아닙니다. 지난날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것 뿐입니다”라고 했다.

왕밀이 “자네가 영진(榮進)하여 나라와 백성을 위해 진력하는 것에 대한 보답이네. 지금은 밤중이고 이 방안에는 군수인 자네와 나 뿐일세”라고 하니, 양진이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당신(자)이 알고 제가 알지 않습니까”라고 답했다. 왕밀은 부끄러움을 안고 자리를 떠났다.

양진은 후에 태위(太衛)에 이르는 높은 벼슬에 올랐고, 그의 가르침은 오늘에도 선명하게 전해지고 있다.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이때, 출마자나 유권자나 마음 깊이 새겨둘 말이 아닐까./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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