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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프로스포츠가 도박장이 되어서야

이번엔 프로배구에서 터졌다. 프로축구계 승부조작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프로배구계에서 유사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지검은 2009~2010년 프로배구 V리그 당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전직 배구선수 염모 씨와 브로커 강모 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다른 선수들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염 씨가 소속됐던 팀의 선수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경기장에서 그동안 환호작약해온 관중들로선 무척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에 적발된 승부조작도 프로축구의 경우처럼 매우 음습하다. 경기장 안에선 페어 플레이를 외치면서 경기장 밖에서는 불법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구속된 염 씨와 강 씨는 승부를 조작하기로 사전 모의한 뒤 염 씨는 결정적 순간에 고의로 실수를 저질러 상대팀에 점수를 내주고 강 씨는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거액의 베팅을 해 수익금을 손쉽게 따냈다. 이는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신인선수들이 대거 승부조작에 가담해 그 대가로 거액을 챙긴 2010년 프로축구 K리그를 떠올리게 한다. 선수들로선 경기장 안팎에서 ‘한 몸 두 마음’으로 뛰며 관중들을 감쪽같이 속여온 것이다.

프로스포츠계에는 이런 유혹과 함정이 항존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승부조작을 근절키 위해 자체 신고전화와 웹사이트를 개설할 정도다. 사회와 시대가 물신주의의 광풍에 휘말리다시피 한 상황에서 자칫 방심했다가는 그 유혹과 함정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이를테면 순식간에 한탕주의의 먹잇감이 돼버리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가 무려 1천 곳을 넘는다고 한다. 이 불법사이트들의 시장규모가 연간 무려 12조원에 달한다니 놀라움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 같은 행태를 사전에 막고 강력히 다스리기 위해선 사정당국의 추상같은 철퇴가 필요하다. 조작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그 가담자들에 대해선 일벌백계의 각오로 엄하게 징치함으로써 스포츠계 풍토를 맑게 유지하고 관중들의 실망감도 줄여줘야 한다.

이에 앞서 무엇보다 프로스포츠계 구성원들의 각성과 다짐이 요구된다. 물론 극소수의 일탈이긴 하나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탕주의가 만연한 세태라고 하나 페어 플레이 정신을 구현하는 대표적 분야인 스포츠계만은 공정게임을 함으로써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한다. 스포츠의 가치와 아름다움은 마음을 비우고 경기 그 자체에 최선을 다하는 데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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