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에서 남성(男性)이 사라진다(?).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임용된 검사 61명 중 절반이 넘는 37명이 여성이며 지난 2000년 이후 여성 검사의 수는 늘 절반을 넘나들었다고 한다.
현 정국을 주도하는 주요 3당의 대표들도 모두 여성이다. 초등학교는 이미 여 교사들이 점령한지 오래다. 이밖의 많은 사례가 오랜기간 지속된 남성중심의 사회가 전도(顚倒)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여성상위시대’라는 단어는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했고 이제는 남성이 사라지는 위기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경고다. 이러한 경고는 감성적이고 사회현상 분석 차원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지닌 권위있는 연구자들의 입을 통한 것이어서 남성들을 쫄게 한다.
3년전 호주의 국립대학 교수이자 유전학자인 그레이브스는 “남성을 결정짓는 Y염색체는 멸종과정에 들어섰으며 500만년 이내 남성은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레이브스 교수는 3억년 전 Y염색체는 유전자 1천400개를 보유했으나 현재는 45개 밖에 남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러한 비율로 사라진다면 500만년 뒤에는 Y염색체 위의 유전자는 모두 사라지고 남성은 멸종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가 뒤를 이었다. 500만년이라는 시간 때문에 실감이 안된다면 다음과 같은 경고는 어떨까. 영국 옥스퍼드대학 유전학 교수인 브라이언 시케스 역시 “남성은 미래에 멸종할 지도 모른다”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정자만들기가 가능하다면 10~20년 내 남성이 필요없는 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해 가뜩이나 의기소침한 남성들을 우울하게 했다.
무엇보다 귀상어나 코모도 왕도마뱀 처럼 암컷만으로 자손을 낳는 처녀생식이 인간에게도 가능하다는 댓글도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하지만 대학과 연구소에 이뤄지는 연구라는 것이 늘 그렇듯 ‘남성 멸종’의 우려를 씻는 반가운 최신 연구결과가 나와 모처럼 남성들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수만년 혹은 500만년 안에 남성이 멸종할 것이라는 근거가 됐던 Y염색체의 쇠퇴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화이트헤드연구소에 따르면 앞선 연구와 달리 과거 2천500만년 동안 Y염색체를 비롯한 유전자 내용이 대부분 변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어려운 전문용어를 동원해 연구실적을 설명하고 있으나 결국 생명체를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이 작동해 남성을 보호한다는 결론이다.
특히 과학자들도 증명하지 못하는 그 무엇인가가 생명체제의 균형을 잡는다는 소식도 이어진다.
남성들이여,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에 너무 쫄지 마라.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