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의 정정불안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LG경제연구원의 ‘산유국 리스크로 본 올해의 유가’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과 이라크,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등 주요 산유국의 정치불안이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광우 책임연구원은 “우선 이란은 대내적으로는 경제를 위협하고 대외적으로는 고립을 자초할 수 있는 상황은 피하려고 할 것이다. 재정 악화와 경기 부진을 겪는 미국에도 이란사태 악화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라크는 미군 철수 이후 갈등 중재자의 부재, 나이지리아는 현 정권의 취약한 지지기반 때문에 당분간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겠다. 그러나 서방국가들과 정면으로 배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카자흐스탄의 정정불안은 정부의 신속한 대응으로 일단 고비를 넘긴 것으로 평가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국제 유가의 향방은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위험보다는 수급불균형이 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산유국 불안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배럴당 5달러 정도로 평가되는데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 공급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압력이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는 세계경제의 흐름에 맞춰 완만히 움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세계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띠는 가운데 두바이유 평균은 지난해(배럴당 106달러)보다 오른 110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이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87.1%로 편중돼 있어 만약의 상황에 대한 위험이 매우 크다”며 “안정적인 대체공급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