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4 (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사설] 세계화장실 협회가 어쩌다가…

아는 사람들은 안다. 한국의 화장실문화를 바꾸고 수원을 세계화장실문화운동의 메카로 만든 ‘세계 화장실 문화의 대부’ ‘미스터 토일렛’ 고 심재덕 수원시장이 왜 세상을 떠나게 됐는지. 건강했던 그는 한참 일할 수 있는 70세의 나이에 전립선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하지만 그의 생명을 앗아간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됐었고 치료만 제대로 받았으면 충분히 치유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치료시기를 놓쳤다. 바로 세계화장실협회 창립 때문이었다.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을 주도했던 그는 본부를 한국에 설치하고자 동분서주, 이 나라 저 나라를 찾아다녔고 이 과정에서 그만 실기를 해버린 것이다.

그의 생명과 바꾼 세계화장실협회는 2007년 11월 한국에 본부가 설치됐다. 그리고 그의 생존 시에는 활발하게 운영됐지만 2009년 1월 세상을 떠난 후에 현 회장인 조용이씨가 이어받았다. 이후 예산부족으로 운영난을 겪어오다가 지난해부터는 활동이 전면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직원들도 지난해 1월1일자로 전원이 퇴사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조용이 회장 취임 이후 해외 화장실 지원사업을 비롯해 국제 연수사업과 국제기구 및 민간 협력사업 등 주요 과제들이 모두 무산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 본부를 둔 유일한 국제기구인 협회 홈페이지마저 사실상 폐쇄된 것은 물론 협회 활동내역 등도 유명무실해져 국가 이미지에도 해를 끼치고 있다. 더 한심한 일도 있다. 본보 보도(2월29일자 1면 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사무총장과 직원 1명을 임명,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했는데 사무총장 조준상 씨는 조 회장의 아들로 화장실사업과는 무관한 자동차부품업체의 이사로 근무 중이며 같은 날 고용된 직원 역시 조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화장실협회 사무국도 지난해 6월 조 회장 소유의 화성시 봉담읍의 자동차 부품업체 사업장으로 이전했다고 했다.

이렇게 하라고 고인이 생명과 바꾸면서까지 협회를 만든 것은 아니다. 전 세계 화장실의 시설을 개선시키고 빈곤지역에 화장실 보급을 확대해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숭고한 뜻이 있다. 이대로 뒀다간 사재를 털어가며 화장실운동을 펼친 고 심재덕 전 시장에게 누가될 뿐 아니라 국가이미지에도 해가 된다. 따라서 운영이 버거우면 다른 능력 있는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 옳다. 계속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면 국가가 나서주길 요청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