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7일 양 이틀간에 걸쳐 서울에서 세계 핵안보 정상회의가 열린다.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 개최하는 가장 큰 국제행사가 된다. 2010년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두 번째다. 미·중 핵보유국 5개국과 비회원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을 합쳐 50개국에다 3개 국제 및 지역기구(UN, EU, IAEA)가 참가해 ‘핵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캐치프레스를 걸고 회의를 진행한다. 이에 경찰은 지난 12월 카운터 점등식을 가졌다. 전국 16개 지방경찰청과 서울과 인천, 경기청 소속 81개 경찰서에서 동시에 치러진 것이다.
카운터 점등식 이후 경호(警護)와 경비(警備) 연습 및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또 각계에서 입수되는 첩보를 분석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에서는 일찍이 경비, 경호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때 그 숨은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아무 사건이나 사고 없이 무난히 세계적인 회의를 치룬 뒤의 평가였지만 여기에 수반되는 정보와 과학적인 수사에도 그 힘이 있었던 것이다. 서울G20 정상회의는 경제를 중심으로 문화와 스포츠 교류를 골자로 하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그와 연관이 있는 분야에 관한 토의였다. 반면에 이번 핵안보 정상회의는 피해에 대비한 회의가 주제이다.
9·11테러 직후, 세계는 각 곳에서 테러의 참상을 당하기도 하며 목격하기도 했다. 만일 테러집단이 핵을 입수해 테러를 할 경우 위험에 처한다. 테러집단이 핵을 사들이거나 훔치는 것을 방지하자는 데 회의의 첫째 목적이 있고, 그 두 번째로 일전에 있었던 일본의 원전사고와 같은 실수로 인한 핵 위협을 방지하자는 데 또 그 목적이 있다. 광범위한 핵에 관한 토의가 있으리라 예견한다. 이 회의는 9·11테러 이후 핵 안보 강화에 대해 줄기차게 여러 각도로 문제가 제기돼 왔던 결실이었다. 결국 세계 정상회의까지 발전하게 된 것이 오바마 미대통령의 2009년 프라하선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 없는 세계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우리의 평화는 우리의 손으로 지키자고 했다. 간곡한 논조의 긴 연설이었다.
매우 뜻 깊고 큰 행사이기 때문에 경찰은 막중한 경비, 경호 책임을 느끼고 있다. 이에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교통량 감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가지가 교통으로 혼잡하면 테러범들이 활동하기가 수월해진다. 우선 국민들이 이 큰 행사를 위해 치안 협력자로서 자발적인 솔선수범을 보여줘야 하겠다. 여기에 대해 계도(啓導)를 다각도로 할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그 수준이 선진 대열에 서 있는 만큼 잘 되리라 믿는다. 다음으로 행사시기를 고려해 3단계로 구분, 책정해 경호, 경비 준비와 그 훈련, 연습이다. 그 다음이 정보와 그에 따른 수습으로 과학적 수사다. 일이 터진 다음에 서둘러 막는 것보다는 아예 일이 터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실력은 이미 G20정상회의 때 잘 보여줬다. 만일의 경우 불순분자에 의한 테러가 있을 경우에도 이를 저지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지만, 아예 테러가 발생하는 것을 미리 제반 첩보에 의해 막는 아주 성공한 예를 G20은 잘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대테러 종합훈련은 경찰 경호경비단의 발족으로, 그 훈련의 강도가 일반인들의 상상을 불허할 만큼 강열하다. 간혹 TV화면에 맛보기로 보여 주기도 하지만, 실제 그 훈련은 고도로 발달된 것으로 자못 인간 병기(兵器)라 할 만하다. 그 다음으로 회의장 경호 경비이다. 분야별로 행사장의 구석구석에 도사리고 있는 위해요소의 분석과 그에 따른 대책 강구이다. 여기에는 이 분야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고 훈련된 전문가가 필수적으로 활약하게 된다. 이미 발족된 경찰작전 본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전문인이 배치된 상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가 있다. 국민의 참여와 협조이다. 이 모든 회의가 우리 국민을 위해서 열리는 만치 국민의 호응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박병두 경기경찰청·경찰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