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UFO관련 사진이 아니면서도 괴이한 섬광을 내뿜는 피라미드 사진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고대 마야유적지인 체첸이스타를 찾은 관광객이 ‘일 카스티요’ 피라미드가 하늘을 향해 강력한 섬광을 발사하는 장면을 찍어 올린 것이다. 사진전문가들은 사진을 찍은 아이폰의 센서가 오작동됐다고 분석하고 있으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 사진의 위력은 이집트 피라미드가 아닌 마야문명이 남긴 피라미드에서 섬광이 발사됐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놀라운 수준의 고대문명을 자랑하는 마야문명의 달력은 2012년 12월 21일을 종점으로 하고 있는데 지구종말을 믿는 이들은 이때를 인류멸망의 시기로 해석한다. 그런데 신뢰하기 힘든 광신분자가 아니라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턴이 지구종말을 예견했다면 어떨까.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립도서관이 지구종말을 2060년으로 예견한 뉴턴의 육필 원고를 발견했다고 한다. 뉴턴은 구약성서의 다니엘서를 근거로 지구종말을 계산했는데, 사과가 떨어지는데만 집중할 것 같던 이 천재는 생전에 신비주의적 유대교와 연금술, 고대 문학의 역사 등에 몰입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구종말에 대한 인류의 관심과 불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히려 과학의 진보를 이루면 이룰수록 지구종말에 대한 인류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과거 냉전주의시대에는 핵무기 개발경쟁이 지구종말을 가져올 것이라는 불안감을 안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일본의 초토화, 인도네시아 쓰나미, 미국 허리케인, 중국 쓰촨성 대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신(神)의 계시를 이루는 징조로 인류를 떨게 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도 경험했던 신종플루는 감기와 에이즈의 공포에서 벗어난 인류가 아무리 노력해도 또다른 절대질병이 도래한다는 절망감을 확산시켰다.
이러한 공포에서 벗어나 생존전략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프레퍼族(Preppers)’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종말론자인 프레퍼족들은 안전한 산속이나 지하에 대피소를 만든다. 통조림 등 수십년치 식량과 생수, 무기 등을 구비하고 평소에도 생존훈련을 하며 지구종말의 날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 프레퍼족들은 행성충돌이나 태양폭발 등의 순간적 인류멸망은 어쩔수 없어도 가능성이 있는 모든 위험에 대처해 생존의 방법을 찾고 있다.
국내에도 존재하는 프레퍼족을 자극하는 지나친 상업주의와 혹세무민의 어지러움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이 죽음 앞에서 겸손해지듯, 인류도 종말이라는 한계를 인식하고 겸손하게 옆 사람과 온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