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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도층 낯 뜨겁게 만드는 젊은이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꼭 져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이 공직에 등용돼 국민을 대한다는 것은 앞 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어찌됐든지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인사들은 공직에서 가급적 배제돼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 과체중으로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던 젊은이 세 명이 각고의 감량노력 끝에 현역으로 입영할 수 있게 된 것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수많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반성해야 한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지난해 10월 징병검사에서 현역입대 불가판정을 받자 ‘살을 빼서라도 현역병으로 입대하겠다’는 의지를 세웠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때마침 강원지방병무청이 전국 처음으로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들은 지난 2월 프로그램에 참가해 한 달만에 9~16㎏을 빼는 데 성공해 지난 7일 재검에서 당당히 현역입영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이제야 진정한 대한민국 남아가 된 것 같아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합창했고, 한 사람은 “이제는 해병대 합격이라는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실은 이런 얘기가 미담이 되는 것 자체가 서글픈 구석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국방·노동·납세·근로의 4대 의무를 지도록 헌법에 규정됐기 때문에 신체 건강한 청년은 누구나 병역을 마쳐야 한다. 그렇지만 병역을 이행하는 사람은 힘 없고 돈 없는 민초가 주류이고, 권력·부·명예가 넘치는 일부 지도층은 이런 저런 구실로 피해가기 일쑤다. 지도층의 병역비리가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총리·장관급 등의 후보에 대한 국회 청문회 때마다 탈세·부동산투기 등 각종 비리와 함께 병역비리가 단골 메뉴가 되다시피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그 중 대부분이 공직에 임명됐다. 이러니 적절히 피해가도 잘 먹고 살 수 있는데 나만 병역의무를 다한다고 누가 알아주나 하는 나쁜 분위기가 만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젊은이들 이야기가 책임과 의무는 등한히 한 채 권리와 이익만 챙기는 몰염치한 지도층에게 교훈이 되길 바란다. 국력을 지탱하는 요소에서 국방문제가 아주 중요하며, 튼튼한 국방은 국민의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중차대한 문제를 지도층이 깨달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나라의 앞날이 불투명하고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라도 지도층이 된 사람이나 되려는 사람은 공익을 위해 스스로의 희생을 아끼지 않는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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