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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동단 경찰관의 봄날에

 

봄기운이 무르익기 시작하는 지난 13일 경기경찰청 기동단 도내 상설부대장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조희련 단장의 얼굴에는 이제 막 약동하기 시작하는 봄꽃이 피어올랐다. 단장은 생기 가득한 표정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부드러움과 자상함이 가득한 내면을 지닌 그는 직원들과 공감과 소통을 나누려고 노력하는 지휘관이다. 회사나 기업, 학교 등 어느 단체에서나 회의가 열리곤 한다.

그런데 회의를 주재한 사람의 의견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회의로는 올바른 소통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꽃이 피어오르기 위해선 빛, 양분 등과 ‘소통’해야 하듯이 회의 참석자들끼리 소통하지 못하는 회의는 좋은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법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여러 논의들이 거론됐다. 도의 광활한 지역치안의 현안은 늘 어제와 오늘이 다른 여러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조희련 단장은 기동단 내 각 과장들과 부대장들에게 획기적인 마인드를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우선 경찰력에 불균형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어느 부서에서는 죽어라 일을 하고, 또 다른 부서에서는 한가롭게 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단체에서나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여겨지면 마음의 문을 닫게 돼 소극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착각을 하곤 한다. 어느 단체나 그 단체를 이끄는 사람이 꽃이고 나머지는 그를 보좌하는 잎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단체에 속한 모든 사람들은 하나의 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때 우리 각자는 온전한 꽃이 될 수 있다. 조 단장은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도 무엇보다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휘관들에게 대원들과 소통하며 공감하는 부대운영과 동아리활동을 통해 정서적인 공유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공동체의식, 소속감, 책임감 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대장들은 전·의경 생활문화 개선에 심혈을 다해 챙겨주길 당부하면서 대원들끼리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전·의경 대원들이 복무기간을 마치고 사회에 나가서도 자긍심을 느끼며, 전·의경 시절을 추억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조 단장의 바람대로 아름다운 추억을 꽃피울 수 있기 바란다.

관심과 사랑을 주지 않으면 꽃은 곧 시들어버리고 만다. 조 단장은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꽃이 피어난다고 생각한다. 대원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거나 부모님이 병환으로 고통을 받으며 군생활을 하는 이들도 있을 거라며,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마음으로 소통한다면 부대에 행복이 꽃필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다.

또 문제대원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지 말고 머리보단 가슴으로 대하고 행동하는 지성으로 다가서는 지휘관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공직자로서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는 삶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받는 봉급은 국민의 피와 땀이 담긴 세금임을 잊지 말고 일한 만큼 보람을 갖는 지휘관으로 주어진 책임과 임무를 성실하게 해줄 것을 당부했다. 부창부수라고 했던가. 김진성 부단장도 짧고 간결한 어조로 경찰현안의 맥을 짚어가며 여러 지휘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그래서 이날 회의장은 여러 사람이 자유롭게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는 형형색색의 꽃밭이 됐다.

세상이 갈수록 사람냄새를 잊어가고 흉흉해져도 봄은 어김없이 돌아오고 있다. 사람들의 얇아진 옷차림, 따사로운 햇살, 창밖은 벌써 봄 냄새로 진동하기 시작했다. 봄은 영어로 ‘spring’이다. 이 단어는 용수철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봄이 되면 만물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듯하다. 추위에서 벗어난 많은 것들이 이리저리 꿈틀거리는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내가 뛰면 뒤꿈치가 들린 모든 것들이 함께 뛰어줄 것 같은 그런 봄이다. 이런 봄날에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나 자신부터 약동해 보자. 그러면 주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정태춘의 노래 <시인의 마을>의 가사처럼 ‘창문을 열고 귀 기울여’ 보자. 햇빛과 공기와 바람과 나무와 창문과 땅바닥이 함께 봄을 맏이하자고 앞 다퉈 노래하는 것이 들릴 것이다. 봄은 기동단 경찰에게도 찾아왔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경비경찰로서 봄날의 따스함이 가득하기만 하다.

/박병두 경기경찰청 정훈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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