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5 (일)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얼마 전부터 실화(實話)라며 인터넷을 달구는 축의금관련 이야기를 소개한다.

“약 10여년 전 자신의 결혼식에 절친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해 눈물을 글썽이며 축의금 1만3천원과 편지 한통을 건넸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 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1만3천원이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친구야. 이 좋은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너의 친구가-’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내 씻지도 않은 채 우적우적 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할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으로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중략)”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길이 없지만 나름 글이 가진 감동이 가슴에 와 닿는다.

봄과 함께 바야흐로 결혼시즌이 열렸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을 맞아 젊은 청춘들의 앞날을 축하해달라는 소식이 문자와 메일, 청첩장으로 밀려든다. 물론 대부분은 반가운 마음에 젊은 커플의 얼굴이나 혹은 부모들의 환한 웃음이 그려져 저절로 미소 짓게 된다. 따라서 주말의 황금대를 기꺼이 희생해가며 결혼식장을 찾아 주차전쟁을 속에 축하의 인사를 건네게 된다.

하지만 가끔은 축의금의 부담으로 경사스러운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마음 쓰려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접한다. 요즘은 축의금, 청첩장, 화환 등 3가지를 없앤 3무(無) 결혼식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친하면 10만원, 차 마시는 사이면 5만원’이라는 축의금 공식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 앞서 소개한 글속에 담긴 감동을 전할 수는 없을까.

치부책에 적힌 품앗이의 개념도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인사치레도 아닌 마음의 축의금이 용납되는 풍토를 기대해 본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