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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해하려 했다. 정당의 지상 목표는 정권창출이고, 정권창출을 위해 정치인들이 무리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교수를 했던, 기자를 했던, 기업을 운영했던, 시민단체를 이끌었던 정치라는 흙탕물에 발을 담그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으려니 짐작했다. 그렇기에 논문표절이 복사한 수준이라고 해도 지역민들이 판단하겠거니 믿었다. 막말이 패륜 수준이라고 해도 과거의 일이고 반성하겠거니 하고 돌아앉았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폭로전이 가열돼 대변인들의 입이 바쁘게 움직여도 “선거가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라고 안일하게 뒷짐을 졌다. 그래도 국민을 위해 일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뜻을 세웠을 것이고,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하니 바르게 살아왔을 것이라 지레 짐작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아니 너무 했다는 말이 우습고 거론하기가 낯부끄럽다. 국민이 뽑는 선량(選良)이 되겠다는 A후보가 동생의 부인 즉, 제수(弟嫂)를 성추행했단다. ‘막장 드라마’라고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 TV 아침드라마도 이렇게 파렴치하지는 않다. 물론 성추행범으로 몰린 당사자는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유튜브를 타고 널리 퍼진 음성파일에는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발단은 성추행을 시도한 후보의 제수라고 밝힌 B씨가 지난 8일 지방의 P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으면서다. B씨는 지난 1995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뒤 두 아들과 부산에서 살던 중 A후보가 2002년 아들의 장학금문제를 논의하자며 서울의 오피스텔로 불러 몹쓸 짓을 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A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B씨와 주변 인물들을 고소했다. 그러나 B씨가 공개한 녹취록과 이미 수없이 퍼져나간 음성파일이 문제다. A후보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남성이 자신의 성폭행 의도를 시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일에는 “큰 아빠가 술을 먹고 결정적으로 실수를 했다”, “마지막 남녀관계까지는 안 갔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야당은 가족 성추행 파문이 사실이라면 후보자뿐 아니라 후보를 공천한 정당의 대국민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충격적 폭로에 놀란 지역 여성단체의 반발이 엄청난 것은 당연하다. 만약 사실이라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고 당사자는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고도 투표률이 높아야 민도가 높은 듯 몰아치고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을 탓할 수 있을까. 오늘 만큼은 국민에게 표(票)를 달라는 정치인들이 정말로 밉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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