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의 각종 정보를 보여줄 ‘DNA 바코드’의 마커가 결정돼 병원균 진단과 동식물 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은 청 소속 홍승범·성기호 박사를 비롯해 전 세계 26개국 100여 명의 곰팡이 전문가들이 참여한 곰팡이 바코딩 컨소시엄에서 곰팡이 DNA 바코드 마커로 ‘리보솜 DNA 아이티에스(Internal Transcribed Spacer)’를 최종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DNA 바코드는 사람의 지문처럼 종간 변이가 커서 종을 구분하는데 사용되는 DNA 염기서열 부위로, 이를 이용하면 생물종의 이름, 서식지, 습성과 같은 정보를 쉽게 알아낼 수 있다.
동물은 미토콘드리아의 시토크롬산화효소1(CO1) 유전자, 식물은 엽록체의 matK(MaturaseK), rbcL(Rubisco large) 등 두 개의 유전자가 DNA 바코드 마커로 각각 사용됐지만, 곰팡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곰팡이 DNA 바코드 마커는 6개 유전자를 142종의 742균주에 적용, 종간 구분 능력과 염기서열 분석 성공률을 검정해 리보솜 DNA ITS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현재 알려진 9만여 종의 곰팡이에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DNA 바코드가 부여해 데이터베이스화하면 유해 병원균 진단이나 식물검역, 식물의학, 농산물품질관리, 식품 개발 등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승범 농진청 농업미생물팀 박사는 “곰팡이는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생물그룹이지만 그동안 DNA 바코드 마커가 결정되지 않아 활용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이번 마커 선발이 곰팡이 관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